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클래스 196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버나드 쇼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아일랜드 더불린 출신의 극작가이자 수필가, 비평가, 화가인 조지 버나드 쇼(1856 - 1950)의 묘비문이다. 버나드 쇼는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은 단 한 줄도 쓸 수 없다."고 말하며 사회의식 개혁을 위한 집필 활동을 했는데, 신랄한 비판과 풍자..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와 '차도살인(借刀殺人)'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고사성어인 '차도살인 (借刀殺人)'은 병법서인 '36계'에 제 3계로 수록된 대표적인 계책이기도 하다. 차도살인은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로, 처리하고 싶은 상대를 자신의 손이 아닌 남의 손을 빌려 끝장내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처럼 남의 힘을 빌려 적을 치면 자신의 힘을 쓰지 않고 일을 쉽게 도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적을 해치운다면 후환을 걱정해야 하겠지만, 남을 충동질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적을 제거하게 만든다면 목표를 달성함과 아울러 책임질 일도 없기에 차도살인 계책은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소설 삼국지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차도살인으로 국면을 전환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 왕윤, 여포를 이용해 동탁을 죽이..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조조와 '망매해갈(望梅解渴)'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조조가 헌제를 왕으로 옹립하고 허도에 도읍을 정한 후 남쪽 원정에 나섰다. 남쪽에서 원술과 손책 같은 군웅들이 끊임없이 허도를 노리고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는 매우 더운 초여름이었다. 병사들은 오랜 행군에 지친데다 식수 부족으로 모두 심하게 갈증을 느껴 행군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이때 조조가 소리쳤다. "저 너머에 커다란 매실나무 숲이 있다. 새콤한 열매가 잔뜩 열려 있을 테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장병들은 이 소리를 듣고 매실을 생각하자 입안에 절로 침이 고여 다시 기운을 내서 행군을 할 수 있었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망매해갈(望梅解渴)'은 조조의 뛰어난 재치와 임기응변술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람을 속인 예로써 지적되기도 한다. '망매해갈..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조자룡과 '간뇌도지(肝腦塗地)'

조자룡은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무장으로, 자룡(子龍)은 그의 자(字)이고, 본명은 조운(趙雲)이다. 그는 8척의 큰 키에 준수한 외모를 지녔으며, 무예가 뛰어났는데, 특히 창을 잘 써 관우, 장비, 황충, 마초와 함께 촉의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으로 불렸다. 조자룡은 원래 북평 태수 공손찬의 부하 장수였으나, 유비 휘하로 들어와 조조와의 전투에서 여러 번 큰 공을 세웠다. 그는 성격이 원만하고 후덕하여 관우, 장비 보다도 오히려 조자룡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조자룡이 장판파에서 겹겹이 쌓인 조조군의 포위망을 뚫고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오는 장면을 보면 가히 명불허전이다. 후한 말 207년, 형주 자사였던 유표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 유종이 전권을 승계했으나, 심약한 그는 곧 조조에..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마량, 마속 형제 관련 고사성어

삼국지에는 마량과 마속, 두 마씨 형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 마씨 형제는 마현, 마강, 마진, 마량, 마속 등 모두 다섯 명이었는데, 이들의 자(字)는 백상, 중상, 숙상, 계상, 유상 등으로, 모두 상(常)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어 사람들은 이들 형제를 가리켜 '마씨오상 (馬氏五常)’이라 불렀다. 고대 중국에서는 보통 형제가 태어난 순서대로 자를 지을 경우 백(伯)-중(仲)-숙(叔)-계(季)-유(幼)의 순서로 하고, 그 다음에 돌림자 형식으로 한 글자를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계상 마량은 마씨 오형제 가운데 넷째였으며, 유상 마속은 막내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씨 형제는 모두 재주가 뛰어났으나, 그 중에서도 눈썹에 흰 털이 난 마량이 가장 뛰어났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백미(白眉)'..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진나라 멸망을 재촉한 환관 조고와 '지록위마(指鹿爲馬)'

조고는 진시황제를 모시는 환관 책임자로, 기원전 209년 제국을 순시하던 도중에 일어난 시황제의 죽음을 감추고 음모를 꾸며 진(秦)나라의 몰락을 가져온 인물이다. 시황제가 사망할 당시 큰 아들 부소는 승상 이사가 주도한 분서갱유를 반대했다가 북쪽 변방에 유배되어 있었다. 시황제는 부소에게 보낼 유언이 담긴 조서를 남겼는데, 조고는 이사와 함께 부소의 왕위 계승을 막기 위해 가짜 조서를 만들어 부소를 자결하게 한 뒤, 어리숙한 막내 아들 호해로 하여금 제위를 잇게 했다. 호해가 2세 황제로 즉위하자 조고는 승상 이사를 비롯한 시황제 시대의 권신들을 차례로 제거하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다. 어느 날 조고는 한편으로는 신하들 가운데 누가 자신의 권력행사에 방해가 되는 인물인지 색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2세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방총의 '삼인성호(三人成虎)'와 가짜뉴스의 위력

기원전 1 세기 중국 한나라 때의 학자이자 관료인 유향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모은 ‘전국책 (戰國策)’에 실려 있는 일화이다. 위나라 혜왕 때의 일이다. 위나라는 조나라와의 싸움에 져서 태자를 인질로 보내게 되었는데, 함께 갈 수행원으로 중신 방총이 선정되었다. 방총은 조나라의 수도 한단으로 떠나기 전에 위 혜왕을 알현하고 대화를 나눴다. “지금 어떤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아뢰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그 말을 어찌 믿겠는가.” “또 한 사람이 와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게 사실인가 하고 반신반의하겠지.” “세 번째 사람이 와서 다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아뢴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세 사람이나 와서 호랑이..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법치로 전국 통일의 기초를 닦은 상앙과 '입목득신(立木得信)'

상앙은 기원전 4세기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정치가이다. 상앙은 본래 위(衛)나라 출신이었으나, 서자 신분이라 위나라에서는 뜻을 펼치기 어렵다고 생각해 진나라로 갔고, 진나라 왕 효공에게 부국강병을 유세하여 신임을 얻었다. 진왕 효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상앙은 귀족의 세습 특권을 폐지하고, 군공(軍功)의 크고 작음에 따라 작위를 수여하는 제도와 연좌법을 시행하는 등 강력한 개혁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이러한 상앙의 개혁정책은 훗날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 상앙은 개혁 초기에 부국강병을 추진하는 법률을 제정하고도 그것을 곧바로 시행하지 않았다. 개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백성들의 신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송홍의 조강지처(糟糠之妻)와 오기의 살처구장(殺妻求將)

적령기에 이른 남녀가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어 한 평생을 알콩달콩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결혼을 할 때는 누구나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금슬 좋게 함께 늙어가기를 다짐하지만, 실제로 모든 남편과 아내들이 그렇게 살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대 중국 역사 속에는 부부, 특히 남편이 부인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상반된 두 가지 고사를 볼 수 있다.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후한 광무제는 남편이 죽어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누이 호양 공주가 안쓰러워 그의 새로운 배필을 찾아주기로 마음 먹었다. 광무제는 호양 공주가 신하들 가운데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의중을 떠봤다. 그러자 호양 공주는 태중대부 송홍(宋弘)을 칭찬했다. “송..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진승의 신분해방운동과 연작홍곡(燕雀鴻鵠)

기원전 3세기,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秦)나라 때의 품팔이 농사꾼이었던 진승은 진나라가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시발점이 된 진승오광의 난을 일으킨 인물로, 자(字)는 섭이다. 진승은 어느 날 남의 농사일을 하던 중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우리 가운데 누구든지 장래에 부귀한 몸이 되거든 서로 잊지 맙시다.” 진승의 말에 주위의 동료들은 “남의 농사일이나 하는 주제에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며 핀잔을 주었다. 진승은 동료들의 이러한 비웃음에 “제비나 참새 따위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큰 뜻을 알겠는가(燕雀安知 鴻鵠之志 연작안지 홍곡지지).”라며 탄식했다. 진승의 이 말에서 유래한 '연작홍곡(燕雀鴻鵠)'은 소견이 좁은 사람은 뜻이 큰 사람의 야망이나 포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