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클래스 195

명작 속의 명문 /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들이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듣고 생각한 것은 그로 인해 생길 자리 이동과 승진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구나 그렇듯 그들 역시 속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죽은 건 내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야.' 그들 모두 생각하거나 느낀 건 이런 거였다. '아, 그는 죽었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 있어!" "카이사르는 죽을 운명을 타고난 인간이었고, 그러니 죽는 게 마땅했다. 하지만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나, 바냐, 이반 일리치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그가 언제 자리를 비워줄 것인지, 그래서 자신의 존재 때문에 산 자들이 겪어야 하는 구속을 없애주고, 그 ..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천상병 시인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1930~1993년) 시인의 묘비문으로 새겨진 그의 대표 시 '귀천(歸天)'의 한 구절이다. 천상병은 1952년 '문예'에 시 추천으로 등단한 후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며 죽음과 피안, 인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간결하게 압축한 시를 썼다. 그는 “시인이면 그만이지 학력이 무슨 소용이냐”며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곡물과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에게는 페르세포네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페르세포네는 천하의 바람둥이인 올림포스의 제왕신 제우스가 누이 데메테르와 사랑을 나눠 낳은 딸이다. 데메테르는 딸인 페르세포네가 혹시나 잘못될까 염려해 그녀를 시칠리아 섬에서 지내도록 했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는 꽃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다. 그때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명계의 신 하데스가 그녀 앞에 예쁜 수선화 꽃을 피워 유인한 뒤 지하세계로 납치해갔다. 딸이 실종된 걸 알게 된 데메테르는 미친 듯이 딸을 찾아 다녔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곡물과 풍요의 여신인 데메테르가 슬픔에 빠지게 되자 땅에서 자라던 곡물과 과일은 말라 죽고 땅은 황폐해져 인간은 신에게 제물을 받칠 수도 없게 되었..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화가 프리다 칼로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이 외출이 행복하길.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I hope the exit is joyful. And I hope never to return." 20세기 초 멕시코의 대표적 여성 화가로, 멕시코 지폐와 우표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프리다 칼로(1907 - 1954년)의 묘비문이다. 독일계 아버지와 멕시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는 주로 멕시코의 현실주의, 초현실주의, 상징주의와 멕시코의 토속 문화를 결합한..

명화 이야기 / 파리스의 심판

세 명의 여신이 등장해 '삼미신'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 '파리스의 심판'이다. '파리스의 심판'은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사건이다. 올림포스 신들의 연회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라는 글자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신들의 식탁에 던졌다. 그러자 제우스의 부인이자 가정과 결혼의 여신인 헤라,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 사랑과 미의 여신 아르프디테, 세 여신이 나서 서로 황금사과의 주인은 자신이라며 다투었다. 이에,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도 난처해진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이 미녀 콘테스트의 판정을 맡겼다. 헤라는 파리스에게 지상 최고의 권력과 영토를,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

명화 이야기 2022.11.04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조병화 시인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나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가 어머니의 심부름을 다 마치고 어머니에게 갑니다." 인간의 존재와 고독을 평이하고 자연스런 언어로 표현했던 조병화(1921 - 2003년) 시인의 묘비문이다. 묘비문에서 조병화 시인은 자신의 전 생애를 ‘어머니 심부름’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병화 시인에게 어머니는 삶의 시작점이자 도착점이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은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한다. 심부름을..

명화 이야기 / 삼미신(三美神, The Three Graces)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 명의 아름다운 여신인 '삼미신'은 제우스의 딸들로, 아프로디테(비너스)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며, 각기 순결, 사랑,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엄격한 기독교 윤리가 지배하던 중세와 근세 초기에는 화가들이 여인의 누드를 그릴 수 없었고, 단지 신화나 성경과 관련된 누드화만이 가능했다. 따라서 '삼미신'은 누드화를 그리려는 화가들에게 즐겨 차용되는 테마가 되어 많은 그림에 등장하게 되었다. '봄(Primavera)'은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대표 작품인데, 이 그림에도 삼미신이 등장한다.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와 그의 아들 큐피드가 가운데 있고, 왼쪽 가장자리에 샌들과 날개 달린 모자 차림을 한 전령의..

명화 이야기 2022.10.28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장미의 시인 릴케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의 꽃 겹겹이 눈꺼풀처럼 쌓인 꽃잎 아래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을 자는 즐거움"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 - 1926년)의 묘비에 새겨진 그의 시 '장미'이다. 릴케는 시의 소재로 장미를 많이 사용하고, 장미를 사랑했기에 '장미의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릴케는 어느 날 연인에게 자신이 가꾼 정원에서 장미를 꺾어주려다 가시에 찔렸고, 그 상처를 통한 세균 감염이 원인이 되어 급성 백혈병으로 5..

명화 이야기 / 수잔나

수잔나 이야기는 다니엘서 13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론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바빌론 유수 때의 일이다. 수잔나는 하나님을 믿는 행실이 올바르고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며, 남편인 요아킴은 부유하고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 그의 집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마을의 두 늙은 장로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수산나의 미모에 반해 음욕을 품었고, 어느 더운 여름날, 집 정원에 목욕하러 나온 수잔나를 몰래 훔쳐보다가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수잔나가 강하게 거부하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하인들이 달려 나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늙은 장로들의 음모로 수잔나는 간통죄를 뒤집어쓰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이때 예언자 다니엘이 나타나 그녀의 결백을 밝히고, 거짓 증언으로 죄 ..

명화 이야기 2022.10.21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버나드 쇼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아일랜드 더불린 출신의 극작가이자 수필가, 비평가, 화가인 조지 버나드 쇼(1856 - 1950)의 묘비문이다. 버나드 쇼는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은 단 한 줄도 쓸 수 없다."고 말하며 사회의식 개혁을 위한 집필 활동을 했는데, 신랄한 비판과 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