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토머스 제퍼슨

물아일체 2023. 1. 5. 05:30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자, 버지니아 종교자유법의

제안자, 버지니아 대학의 아버지인 토머스 제퍼슨

여기에 잠들다.”

 

미국 제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묘비문을 스스로

지었다.

그가 평소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자신의 세 가지 업적을

적은 것이다.

 

그런데 이 글에는 제퍼슨이 대통령을 지냈다는 사실이

포함되지 않았다.

제퍼슨은 가족들에게 자신이 쓴 묘비문에 한 글자도

추가하거나 수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군자 삼락'을 이야기하면서 '천하의 왕 노릇 하는

것은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두 번씩이나 강조해 말했던 맹자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가운데 자신의 묘비에 그가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적지 말라고 유언을 남긴

사람이 있었을까?

 

그리고, 설령 대통령이었던 본인이 그런 유언을

남겼다 해도 자식들이 그 유언을 존중해 아버지의

묘비문에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새기지 않을

사람들이 있을까?

제퍼슨은 물론, 그의 가족들까지도 존경하고 우러러

보게 하는 부분이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며, 미국 제 3대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중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로부터

프랑스령 루이지애나를 헐값에 사들여 미국 동부

13개 주에 불과하던 미국의 영토를 거의 두 배로

확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제퍼슨은 고향인 버지니아주로

돌아와 자신이 직접 설계한 '몬티셀로'라는 이름의

저택에서 살았다.

 

제퍼슨은 1826년 7월 4일에 향년 83세로

사망하였는데, 그 날은미국 독립선언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독립 선언서를 같이 쓴

동지이자, 한 때는 정적이었지만 나중에 화해하고

다시 좋은 친구로 지내던 존 애덤스 제 2대 대통령

사망했다.

 

미국의 달러화 가운데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2달러 지폐 앞면에는 제퍼슨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사우스 다코다주 마운틴 러시모어의 바위산에는

토머스 제퍼슨의 얼굴이 조지 워싱턴,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함께 조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