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드넓은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무덤 하나 파고 나를 눕게 하소서
바다에서 고향 찾은 선원처럼.
산에서 고향 찾은 사냥꾼처럼."
우리에게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 - 1894년)이 묘비문으로 쓴 시이다.
말년에 사모아 섬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에 대항해 싸웠던 스티븐슨이 죽자 원주민들은
베아산 기슭을 따라 길을 닦고 그를 하늘 가까운
산마루에 안장했다.
그리고 묘비에 그가 생전에 써 놓았던 시를 새겼다.
스티븐슨은 1888년 건강이 악화되자 요양을 위해
부인과 아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남태평양을
여행하다가 당시 독일제국의 식민지배 하에 있던
사모아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모아의 아피아 근처에 있는 숲에 큰 집을 짓고
사모아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작품활동을 하다가
1894년 뇌일혈로 사망했다.
스티븐슨의 대표작 <보물섬>은 1883년 단행본으로
출판된 후 이제까지 60종이 넘는 영화와 TV 시리즈로
제작될 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모험 이야기이자 바다와 항해를 정밀하게 묘사한
해양소설이다.
이 소설은 ‘보물’이라는 엄청난 행운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계략과 배반, 자멸의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스티븐슨의 또 다른 걸작 <지칼 박사와 하이드씨>는
1866년에 발표한 소설로, 우리에게는 뮤지컬로도
친숙한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는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풍요의 시기로, 상류층 인사들은
겉으로는 점잖을 빼고 고상한 척하면서, 뒤로는
퇴폐적인 생활을 즐기는 풍조가 유행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당시 상류층의 이러한
이중적 행태를 풍자한 소설이다.
소설은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선한 본성과 악한 본성이
공존한다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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