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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의 명문

명작 속의 명문 /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물아일체 2023. 1. 2. 06:00

 

"그것(문학)은 내 이야기가 아니고 분명 남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중 인물들을 통해서 내가 표출하지 못했던,

아니 내 안에 있는 것조차 까마득하게 몰랐던 욕망,

분노, 고뇌, 사랑을 맞닥뜨리게 된다."

 

"등장인물이 아무리 괴팍하고 비현실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인간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갖는 약점,

페이소스, 슬픔과 좌절을 깨닫고 그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학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함께 공유하는

내적 세계에 눈뜨게 한다."

 

"문학은 일종의 대리 경험이다.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 한계 때문에 모든 경험을 다 하고

살 수 없는 우리에게 삶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시행착오 끝에 '어떻게 살아가는가', '나는 누구이며 어떤

목표를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한다."

 

"다른 삶의 슬픔과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에게 동정을 느끼고 '같이 놀래?'라고 말하며 손을

뻗칠 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너와 내가 같고,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이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고뇌와 상처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영국의 시인 하우스만은 시를 쓰는 작업을 '상처

받은 진주조개가 지독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에 비유하고 있다.

시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전기를 읽어 보면 극심한

내적 고통을 겪고 난 후 영혼의 깊은 상처를 승화하여

주옥 같은 작품들을 쓰는 예가 허다하다."

 

"문학의 주제를 한 마디로 축약한다면 '어떻게

사랑하며 사는가'애 귀착된다.

동서고금의 모든 작가들은 결국 이 한 가지 주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2001년부터, 척추암 선고를 받고

치료를 위해 연재를 그만두기까지 3년에 걸쳐 조선일보

북칼럼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에 게재했던 글들을

모아 2005년에 단행본으로 출판한 책이다.

 

생후 1년 때 앓은 척수성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이며, 두 번에 걸쳐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온 사람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의 글에는

삶에 대한 긍정과 발랄한 유머, 이웃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은 책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하고, 그 문학의 숲을 함께 거닐고,

그 숲의 열매들을 함께 향유하자고 권한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전하던

장영희 교수는 2009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인 피천득 교수는 "장영희 교수는

문학에서 뿐만 아니라 삶 자체에서 부단히 신의 존재와

영혼의 존엄성, 진리와 미, 그리고 사랑과 기도를 믿으려

애써 왔으며,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그 노력이 결집된

책"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