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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의 명문

명작 속의 명문 / 국화와 칼

물아일체 2021. 8. 12. 07:54

"일본인들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국민들보다

더 빈번하게 <그러나 또한(but also)>이라는

수식어로 묘사되어 왔다. 

 

여기에 어떤 진지한 관찰자가 있다고 해보자. 

그는 일본 이외의 다른 국민들에 대하여 글을

쓸 때, <그들은 아주 공손하다>고 말한 다음에,

<그러나 또한 오만하고 무례하다>라고 덧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 국민들의 행동은 남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직되어 있다>고 말하다가, <그러나 또한 그들은

극단적인 혁신에도 잘 적응한다>고 덧붙이지 않는다.

 

또 어떤 국민이 <아주 용감하다>고 말하다가, 

<그러나 또한 아주 비겁하다>고 장황하게 진술하지

않는다. 

<그들은 남의 의견을 의식하면서 행동한다>고

말하다가, <그러나 또한 아주 흉악한 속셈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배우와 예술가들을 높이 숭상하고,

국화 재배에 온갖 기술과 정성을 쏟으면서

대중적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나라이다>라고 글을

쓰다가, <그러나 또한 칼에 대한 숭상과 무사의

높은 명예를 칭송한다>는 내용도 추가로 집어넣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모순은 일본을 다룬 책들의

씨줄이자 날줄이 된다. 

그런 모순은 일본에 관한 한 모두 진실이다." 

 

"국화와 칼은 일본 문화라는 그림의 한 부분이다. 

일본인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적인가 하면 비공격적이고, 

군국주의적인가 하면 미학적이고, 오만한가 하면

공손하고, 경직되어 있는가 하면 적응을 잘하고, 

순종적인가 하면 강제 지시에 분개하고, 

충성스러운가 하면 배신을 잘하고, 용감한가 하면

비겁하고, 보수적인가 하면 새로운 방식을

잘 받아들인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1946년에

출판한 '국화와 칼'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책은 그녀가 1944년에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작성했던 '일본인의 행동패턴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제목인 '국화와 칼'은 일본인의 이중적인 성격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저자인 베네딕트는 <일본인들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도예를 아끼고 차 마시기를

즐기는 국화의 유연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칼날을 언제든지 들이댈 수 있는

칼의 잔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의 이중성을 이야기할 때 혼네(本音)

다테마에(建前)라는 단어가 흔히 인용되기도 한다.

혼네는 개인의 본심, 속마음을 뜻하고, 다테마에는

겉으로 들어내는 말이나 표정을 의미하는데,

일본인의 경우 이 두 가지를 구별해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한다.

 

'국화와 칼'은 일본과 일본인에 관한 본질을 정확하게

분석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는 저자의 탁월한 분석 능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그 만큼

크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면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또한 일본인과 일본문화를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알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불태)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손자 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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