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조조가 헌제를 왕으로 옹립하고 허도에 도읍을 정한 후
남쪽 원정에 나섰다.
남쪽에서 원술과 손책 같은 군웅들이 끊임없이 허도를
노리고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는 매우 더운 초여름이었다.
병사들은 오랜 행군에 지친데다 식수 부족으로 모두
심하게 갈증을 느껴 행군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이때 조조가 소리쳤다.
"저 너머에 커다란 매실나무 숲이 있다. 새콤한 열매가
잔뜩 열려 있을 테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장병들은 이 소리를 듣고 매실을 생각하자 입안에 절로
침이 고여 다시 기운을 내서 행군을 할 수 있었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망매해갈(望梅解渴)'은 조조의
뛰어난 재치와 임기응변술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람을 속인 예로써 지적되기도 한다.
'망매해갈'은 매실의 신맛 때문에 그것을 생각만 해도
입 안에 침이 생겨 목마름을 없애 준다는 뜻으로,
거짓말로 상대방에게 희망을 주거나 마음의 위안을
주는 행위를 이르는 고사성어이다.
삼국지의 조조는 난세의 간웅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조조의
용인술과 냉정한 판단력, 그리고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끄는 리더십에 대해 매우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망매해갈'과 같은 유형의 동기부여 사례는 조조 뿐만
아니라 역사 속의 많은 장군들이 이용했다.
나폴레옹도 이탈리아 원정을 위해 알프스산맥을 넘을 때
"산 너머 이탈리아 땅에는 아리따운 처녀들과 새로 구운
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써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고 한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의사가 약효가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처방하거나 시술했는데도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과 생각으로 그 효과를 믿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이는 ‘위약(僞藥) 효과' 또는 '가짜 약 효과’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의약품이 부족해
이 방법을 사용했더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망매해갈'이나 '플라시보 효과'처럼 심리의 변화와
확신을 통해 상황을 좋게 유도하는 거짓말은
'착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착한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때와 장소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거짓말을 하고는, 소피스트 보다 더한
궤변으로 변명을 늘어놓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한자 '믿을 신(信)'은 '사람인변(亻)'에 '말씀언(言)'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사람의 말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은 속일 수 있다.
또 몇 사람을 늘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한 말이다.
거짓말로는 신뢰를 쌓을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인은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말에 진정성과 신뢰성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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