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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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102

때를 기다린다

"군자는 복수를 하는데 십 년을 기다린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중국 속담이다. 성급하게 해서는 일을 그르친다는 의미로, 중국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책략과 맥을 같이 한다.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어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으로, 자신의 실력과 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다. 도광양회는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머물면서 스스로를 낮추며 때를 기다렸던 일화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어느 날 조조가 "지금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유비 그대와 나 조조 둘 뿐이오."라고 말하자 유비는 들고 있던 수저를 떨어뜨리며 놀라는 시늉을 했다. 당시 세력이 약해 조조에게 의탁하고 있던 유비는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척하며 조조로 하여금 경계심을 늦추게 하..

클래식 단상 2020.05.06

소중한 인연(因緣)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하면 떠오르는 피천득의 대표 수필 '인연'에 나오는 문장이다. 일본 여성 아사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진솔하게 서술한 수필 '인연'은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과 안타까움의 잔잔한 울림을 주었던 작품이다. 사람들이 피천득의 '인연'에 공감하는 이유는 자신들 또한 닿을 듯 말 듯 놓쳐 버린 인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라 오래 머물며 ..

클래식 단상 20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