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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다

물아일체 2019. 4. 14. 20:51

남미 안데스 산맥 지방에 전해오는 벌새 우화이다.

어느 날 안데스 산에 큰 산불이 났고

동물들은 앞다투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엄지 손가락보다도 작은 벌새는 조그만 부리에

물을 머금고 와서는 산불 위에 떨어뜨리는 동작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다른 동물들이 그 모습을 보고 "그런 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하며 비웃었지만 벌새는 대답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이야."

 

得志與民由之 不得志獨行其道

(득지여민유지, 부득지독행기도)

뜻을 얻으면 사람들과 함께 그 뜻을 실천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나홀로 대도의 길을 간다.

맹자가 대장부를 설명한 문장 가운데 일부분이다.

작은 벌새의 외로운 행동이나 대장부의 결연한 의지는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묵묵히 실천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것 같다.

 

磨斧作針 (마부작침)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뜻에 따라

상의산이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이 난 이백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스승 몰래 산을 내려오다가 한 노파가 냇가에서

바위에 큰 도끼를 쉼 없이 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백이 노파에게 물었다.

"할머니, 지금 뭐 하시고 계신가요?"

노파가 말했다. "바늘을 만들고 있단다."

이백이 다시 물었다. "그 도끼를 얼마나 오래 갈아야

바늘을 만들 수 있나요?"

노파가 다시 대답했다.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열심히 갈다 보면 결국에는 바늘이 된단다."

이백은 순간 공부를 포기하고 산을 내려오는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고 다시 산으로 올라가

학업에 정진했다고 한다.

 

愚公移山 (우공이산)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

우공이라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집 앞에 큰 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무척 불편했다.

노인은 가족들에게 힘을 합쳐 산을 옮기자고 말했다.
처음엔 반대하던 가족들도 노인이 뜻을 굽히지

않자 모두가 작업에 참여했다.
이웃 사람들이 무모한 짓이라며 비웃자 노인이 말했다.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

할 것이오. 그러는 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오.”

산을 지키던 산신령이 노인의 말을 듣고는

옥황상제에게 알렸고, 감동한 옥황상제는

산을 멀리 옮겨 놓았다.

사람들은 하룻밤 사이에 산이 옮겨진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우공의 노력과 정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부작침과 우공이산 고사는 아무리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무슨 일이든 금방 싫증을 내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은 마무작침과 우공이산의 우직함을

본받으면 좋을 것 같다.

 

一念通天 (일념통천)

한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 뜻이 하늘에 닿는다.

 

人心齊 泰山移 (인심제 태산이)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

 

몇 년 전 시중은행 두 곳에서 사내 경영 슬로건으로

채택했던 문장들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두 은행이 거의 동시에 비슷한 내용의 글귀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도 감동시킨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의지와 신념을 갖고

끝까지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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