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단상 60

조화는 아름다움이다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곧 아름답다는 것이다.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룬 사람을 잘 생겼다 하고, 감정의 조화를 잘 유지하는 사람을 심성이 좋다고 한다.  다양한 맛이 조화를 이룬 음식은 미식(美食)이라 하며, 구도가 잘 잡혀 조화를 이룬 사진이나 그림은 명화라 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또한, 조직의 상하가 목표를 공유하고 조직원 각자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는 기업을 일류 회사라 한다. 사람들은 일상의 여러 분야에서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조건을 찾고 또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오미자(五味子)는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과일로,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오미((君子五美), 군자가 갖..

클래식 단상 2025.01.23

대통령 탄핵과 겸청(兼聽)의 리더십

공자는 임금에게 대드는 신하 네댓 명만 있으면 사직을 보존한다고 했다.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인 초 장왕은 자신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신하가 없으면 나라에 인재가 없다며 걱정을 했다고 한다.직언을 하는 신하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훌륭한 지도자에게는 직언을 서슴치않았던 신하들이 있었고, 지도자들은 그들이 직언을 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주고 정치력을 발휘함으로써 나라를 발전시키고 태평성대를 이뤘다. 관리가 된 제자가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고을을 잘 다스릴 수 있는지 물었다.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고을을 잘 다스리기 위해 자기 혼자 열심히 하는 것은 하수(下手)이고,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중수(中手)이며, 다른 사람의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 상수(上手)이다.”  고을이든..

클래식 단상 2025.01.20

적폐청산? 아름다운 복수, 기억하되 용서한다.

역사를 보면 은혜를 갚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은 눈에 띠지 않지만,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은 많았다. 중국 속담에 “은혜와 원수는 대를 물려서라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은혜 뿐만 아니라 원한도 잊지 말고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은 예로부터 복수가 일상화하여 인기 드라마나 영화, 무협소설 등의 밑바탕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은원관(恩怨觀)이 깔려 있다. 불멸의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은 한나라 무제 때 흉노 정벌에 나섰다가 항복한 이릉 장군을 변호하는 바람에 억울하게 사형 선고를 받았고 죽음보다 치욕스럽다는 궁형을 당해야 했다.  사마천은 사기에 다양한 복수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인간의 본성을 통찰함으로써 자신의 한과 울분을 글로 되갚는 '문화복수'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냈..

클래식 단상 2025.01.16

12.3 비상계엄, 천우신조(天佑神助)? 천추(千秋)의 한(恨)?

하늘이 돕고 신이 돕는다는 의미의 천우신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성사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는 경우에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에 반해 천추의 한은 천 년을 품을 만큼 가슴에 맺힌 억울하거나 후회되는 일을 뜻한다.  천우신조와 천추의 한은 별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같은 일을 두고 당사자 가운데 한 쪽은 천우신조였다며 고마워하는 반면, 다른 쪽은 천추의 한으로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鴻門之宴 (홍문지연) > 홍문의 연회는 중국의 역사를 바꾼 술자리로, 초한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자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단숨에 격파한 뒤 함양에서 멀지 않은 홍문에 주둔했다.  초나라 회왕이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

클래식 단상 2025.01.13

효(孝),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촉(蜀)의 제갈량이 나라의 운명을 건 북벌에 나서면서 황제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가 충의 표상이라면  제갈량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이밀이 진(晉) 황제 무제가 내린 관직을 사양하며 올린 진정표는 효행의 명문으로 손꼽힌다. 네 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밀은 관직을 맡으라는 황제의 명령에 까마귀를 예로 들며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날 까지  곁에서 봉 수 있게 해달라고 진정했다. 할머니에 대한 효심이 구구절절 스며있는 진정표에 황제 무제도 감동해 자신의 뜻을 거두었다. 어린 까마귀가 성장한 뒤 늙은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처럼 어버이 ..

클래식 단상 2025.01.10

이팝나무 꽃이 필 때면

아파트단지 뒤편 이면도로의 이팝나무가 어느새 가지마다 하얀 꽃을 수북히 뒤집어 썼다. 마치 뜸이 잘 든 흰 쌀밥을 뿌려 놓은 듯하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입하 절기의 이 즈음은 아직 보리수확은 멀고 지난 가을걷이 양식은 거의 떨어진 보릿고개였다. 모든 것이 부족하던 절대빈곤의 긴 세월 동안 이 땅의 배고픈 백성들은 이팝나무 꽃을 바라보며 쌀밥 한 번 배불리 먹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의 하늘은 밥이다.王者以民爲天, 民以食爲天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맹자는 백성들이 물질적 토대인 항산이 없으면 도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항심도 없다고 했다..無恒産者 因無恒心 (무항산자 인무항심) 옛 사람들에게 주린 배를 채우는 일은 절체절명의 과제였고, 위정자들 또한 백성..

클래식 단상 2024.05.07

단오와 굴원의 어부사(漁父辭)

오늘은 음력 5월 5일 단오이다. 한식이 되면 면산에서 불에 타 죽은 개자추가 생각나듯, 단오에는 멱라수에 빠져 죽은 굴원을 떠올리게 된다.  굴원(BC 343 - BC 278년)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으로, 능력과 충성심이 뛰어났지만 간신들의 모함과 시기로 인해 관직에서 쫓겨났다.  억울하게 추방되어 강호를 떠돌던 굴원이 강가에서 어부를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적은 글이 어부사인데, 초나라 사람들이 노래로 즐겨 불렀다고 한다. "어부가 물었다. '당신은 삼려대부가 아닙니까?무슨 까닭으로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굴원이 대답했다.'擧世皆濁 我獨淸 (거세개탁 아독청)衆人皆醉 我獨醒 (중인개취 아독성)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뭇사람들은 모두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

클래식 단상 2023.06.22

< 새책 > 팍팍한 일상 이겨낼 동양 고전의 정수 '클래식 클래스'

http://www.kp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0341한국정책신문 팍팍한 일상 이겨낼 ‘동양 고전의 정수’ 기자명 한상오 기자 입력 2020.07.01 10:47 수정 2020.07.01 11:04 북랩, 고전에세이 출간…약간의 짬을 내서 즐거움 얻는 유머집저자 임은석, 삼성물산 등서 30여년 홍보업무 담당...지금은 다음 블로거로 활동중[한국정책신문=한상오 기자]갑자기 불어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사회는 경험해보지 않은 미증유의 시대를 맞고 있다.당장 위기로 다가온 정치, 경제, 국제, 사회문제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할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시쳇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지금 우리를 성찰하고 미래를 통섭하..

클래식 단상 2023.05.13

때를 기다린다

"군자는 복수를 하는데 십 년을 기다린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중국 속담이다. 성급하게 해서는 일을 그르친다는 의미로, 중국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책략과 맥을 같이 한다.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어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으로, 자신의 실력과 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다.  도광양회는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머물면서 스스로를 낮추며 때를 기다렸던 일화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어느 날 조조가 "지금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유비 그대와 나 조조 둘 뿐이오."라고 말하자 유비는 들고 있던 수저를 떨어뜨리며 놀라는 시늉을 했다.  당시 세력이 약해 조조에게 의탁하고 있던 유비는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척하며 조조로 하여금 경계심을 늦..

클래식 단상 2020.05.06

소중한 인연(因緣)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하면 떠오르는 피천득의 대표 수필 '인연'에 나오는 문장이다. 일본 여성 아사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진솔하게 서술한 수필 '인연'은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과 안타까움의 잔잔한 울림을 주었던 작품이다. 사람들이 피천득의 '인연'에 공감하는 이유는 자신들 또한 닿을 듯 말 듯 놓쳐 버린 인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라 오래 머물며 ..

클래식 단상 20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