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단상 102

명의(名醫) 편작과 화타 이야기

재물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고, 친구를 잃은 것은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은 것은 전부 잃은 것이다. 병석에 누워 본 사람은 숟가락을 들 수 있는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를 안다. 이처럼 중요한 건강이지만 병이 들어서야 비로소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有錢常備無錢日 安樂須防官病時 (유전상비무전일, 안락수방관병시) 돈이 있거든 항상 돈이 없는 날에 대비하고, 편안하고 즐겁거든 모름지기 아플 때를 대비하라.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교훈을 담고 있는 명심보감의 글귀이다. 누구나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소망하지만 병은 사람이 사는 동안 피해갈 수 없는 고통 가운데 하나이다. 건강과 병 그리고 병을 치료하는 의사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면 동양 의..

클래식 단상 2018.11.26

헬조선과 금수저 흙수저

재산이나 신분, 직업 등을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세습이 요즈음 우리 사회의 큰 화두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과거 왕조시대에는 신분이 세습되었다. 오늘날은 부(富)가 세습된다. 부가 새로운 신분인 것이다. 부가 부를 세습하고, 부가 권력까지 독점하며, 결코 오를 수 없는 계층의 벽이 존재하는 사회는 활력을 잃고, 그 존립마저 위태로워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 우리 사회 도처에는 불공정한 부와 고용의 세습, 신분의 세습이 만연하고 있다. 王侯將相 寧有種乎 (왕후장상 영유종호) 왕과 제후, 장수와 재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 통일제국 진나라를 기울게 한 중국 최초의 농민봉기 진승 오광의 난을 일으킨 진승이 ..

클래식 단상 2018.11.19

칭찬과 비난

동서고금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칭찬 보다는 싫어하는 비난과 비판에 관심이 더 많고 익숙한 것 같다. 인터넷과 각종 SNS를 보면 "좋다", "잘 했다"는 칭찬의 선플은 적은 반면 비난하고 욕을 하는 악플은 넘쳐난다. 배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칭찬에 인색하고 시기와 질투심이 많은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꾸중 보다는 칭찬을 들을 때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겨나고 창의력도 발휘되게 마련이다. 제 허물은 못 보고 남의 말만 하는 것이 늘 문제이다. 비난을 하는 것과 솔직한 것은 전혀 별개인데도 이 둘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

클래식 단상 2018.11.13

입장 바꿔 생각해 봐, 역지사지(易地思之)

"내게 그런 핑계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웃을 수 있니..." 가수 김건모가 부른 '핑계'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입장이나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본다는 역지사지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자세이며 상생의 정신이다. 역지사지는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다수와 소수, 사용자와 노동자, 갑과 을, 승자와 패자, 부자와 가난한 자, 선생님과 학생, 남과 여, 내국인과 외국인, 가족, 친구 등 모든 계층과 부류의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는 유용한 열쇠이다. 역지사지는 내가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의 옳음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즉, 상대방의 눈에 비친 나를 보기 위한 것이며, 상대방의 주장에 공감하기..

클래식 단상 2018.11.01

실패, 성공에 이르는 디딤돌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이다." "가장 큰 실수는 실수를 할까 두려워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나 기업들의 화려한 면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숱한 실수와 실패의 어려움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링컨은 연이은 선거에서의 낙선과 사업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의지와 끈기의 아이콘이라 할 수 았다. 그는 20대의 젊은 시절부터 사업 실패 뿐만 아니라 주 의회 의원, 하원의원, 상원의원,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수도 없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는 51세에 드디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정치인이 되었다. 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클래식 단상 2018.10.26

창업(創業)과 수성(守成)

창업은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 것, 일으키는 것을 말하고, 수성은 이루어 놓은 성과를 잘 지키는 것을 말한다. 국내 주요 재벌그룹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통업을 중심으로 순조로운 성장을 해 오던 롯데가 2세들의 경영권 분쟁 뿐만 아니라 오너 일가의 배임, 횡령 등 비리와 전 정권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까지 더해져 창업 이후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국적 항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온 한진 또한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른바 땅콩회항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와 경영비리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어느덧 창업 2세를 넘어 3, 4세 경영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이제 정경유착, 불법과 탈법, 갑질 행태 같은 구시대의..

클래식 단상 2018.10.20

가을은....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다. 여름 내내 푸르름 일색이던 산과 나무들이 하나씩 둘씩 붉은 색으로 또는 노란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가을의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까닭은 울긋불긋 다양한 색깔의 단풍 때문이다. 단풍은 붉은 색이 노란 색을 강요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노란 색은 붉은 색을 강요하거나 배척하지 않는다. 단풍은 통일성을 요구하지 않고 서로의 다양한 색깔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한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경계하고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단풍은 무언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군자는 조화를 이루지만 같음을 강요하지 않고, 소인은 같음을 중요시하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다. 나무는 한여름의 무성했던 잎들을 미련을 두지 않..

클래식 단상 2018.10.14

국민과 더불어, 국민을 위하여

얼마 전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은 현행 헌법 130개 조문 가운데 헌법 1조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1항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2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건국 이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위정자들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려 하지 않고 통치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다스리려 했던 영향이 컸으리라 짐작된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하여..." 라고 말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거의 없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이 한 연설의 일부로 민주주의를 가장 잘 표현한 말로..

클래식 단상 2018.10.08

일급 참모의 대명사 장량(자방)의 일생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진 참모를 장자방이라 부르는 것은 장량에게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장자방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최고의 참모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되다시피 했고,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곁에 장자방 같은 인물을 두고 싶어 한다. 장량은 전국시대 한(韓)나라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자방은 그의 자(字)이다. 유방의 책사가 된 장량은 개개의 전투가 아니라 전체 판도를 움직여 전쟁에서 승리하는 큰 그림을 그렸으며, 유방이 항우를 누르고 천하통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해 대장군 한신, 행정과 군수를 담당했던 소하와 함께 서한삼걸로 일컬어진다. 한(漢) 고조 유방은 장량에 대해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량은 초한전쟁 기간 중에 유방과 오랜 시간 같이..

클래식 단상 201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