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단상 99

젊은이들의 롤 모델 1위 범려의 일생

요즘 중국에는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Role model) 1위의 인물로 범려를 꼽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범려는 춘추시대 월왕 구천의 책사로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구천이 패업을 이루도록 보좌한 뒤 나라의 절반을 주겠다는 구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련 없이 관직에서 물러났다. 월나라를 떠난 범려는 농업과 상업을 통해 많은 부를 축적한 거부가 되어 오늘날까지 재물의 신(財神)이며, 장사의 신(商神)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게다가 일설에는 범려가 월나라를 떠날 때 미녀 서시까지 데려가 함께 천수를 누렸다고 하니 젊은이들이 범려와 같은 삶을 동경하는 것도 수긍이 간다. 범려의 일생을 살펴 보면 권력과 부(富), 경제에 대한 그의 식견이나 생각이 얼마나 명석하고 시대를 앞서 갔는지 감탄하지 않을..

클래식 단상 2018.08.30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려라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갖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조언이다. 빅 픽처(Big picture), 큰 그림은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건축가의 설계도면과 같고, 탐험가의 지도와 같다고 하겠다.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수가 바둑을 둘 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이나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 픽처'가 출간된 이후 큰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요즈음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친숙한 표현이 되었으며, ..

클래식 단상 2018.08.23

배신(背信)의 역사

배신은 개인 또는 조직 사이의 관계에서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배신의 아이콘으로 서양에서는 예수를 로마군에 팔아 넘긴 가롯 유다를 꼽고, 동양에서는 삼국지의 여포를 꼽는다. 적토마를 타고 방천화극을 손에 든 여포는 삼국지를 통틀어 싸움을 가장 잘 하는 장수로 일컬어지지만 조그만 이익이라도 보이면 망설임 없이 배신을 행동에 옮긴 인물이다. 그는 동탁으로부터 적토마를 선물 받은 대가로 자신의 양아버지인 정원을 죽인 뒤 동탁의 양아들이 되었다. 그러나 미녀 초선을 이용한 왕윤의 미인계에 걸려 양아버지 동탁을 또 다시 죽인다. 여포는 동탁이 죽은 후 한 때 독자적으로 세력을 형성하기도 했고, 어려울 때는 유비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포는 유비 마저 배신했다가 마침내 부하 장수들의..

클래식 단상 2018.08.20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을 폭발해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거나 끼어 들었다고 위험천만한 보복운전을 하고,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아래 윗집간의 말다툼이 살인까지 부른다.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부족하고 조급함과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인한 결과들이다. 언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듯 참을성이 없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화를 잘 내지 않고 속으로 삭이기만 하여 화병이라는 한국인 고유의 정신질환 명칭까지 생겨났고, 전문가들은 화가 날 때는 무조건 참지 말고 적당히 발산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화병 이야기는 듣기 힘들어진 반면에 오..

클래식 단상 2018.08.12

매미 소리 예찬

“매앰~매앰~맴-.” 아파트단지 안에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매미 소리라고 하지만 모든 매미의 소리가 같은 것은 아니고 각자 나름대로의 특색 있는 소리를 내다 보니 마치 매미 소리 합창이나 오케스트라를 듣는 듯 하다. 어떤 사람들은 시끄럽다며 짜증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나는 매미 소리가 참 듣기 좋다. 여름 한낮 매미 소리를 들으면 청량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시골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 미루나무에 앉은 매미 소리를 들으며 냇가에서 놀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짧게는 이 삼 년, 길게는 칠 팔 년을 어둡고 습한 땅 속에서 참고 기다린 끝에 땅 위의 세상으로 나오지만 채 한 달을 못살고 생을 마감해야 하는 매미들의 운명을 생각하면 그 소리를 차마 미워할 수 없다. 매미는 애처롭게 우는 것일까 아니면 즐겁게 노..

클래식 단상 2018.08.08

말 조심, 입 조심

"세 치 혀 밑에 도끼가 놓여 있다.", "세 치의 혀가 여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말의 위험성을 표현하는 속담들이다. 말로써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출세를 하기도 하지만 낭패를 보기도 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설화(舌禍)를 당하기도 한다. 지혜롭게 사용하면 유용하지만 함부로 사용하면 더없이 흉측한 무기로 변하는 것이 우리 입 속의 세 치 혀이자 말이다 현대인들에게는 혀 밑에 든 도끼뿐만 아니라 손가락 끝의 도끼도 그에 못지 않은 흉기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가 사람들 사이의 일상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때문이다. 손끝에서 작성되고 전달되는 악성 게시글이나 댓글의 피해는 입에서 나오는 말에 못지않게 심각하다.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사이버 공간에서 모..

클래식 단상 2018.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