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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초심(初心)을 잃지 마라

물아일체 2019. 9. 24. 07:29

 

出家如初 成佛有餘 (출가여초 성불유여)

처음 출가할 때의 마음가짐이라면
부처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처음에 먹었던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무슨 일이든 오래 하다 보면 처음처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가 쉽지 않다.

차츰 일에 익숙해지면서 요령을 피우고, 편한 것을

찾게 되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행태이다.

 

초심이란 어떤 일을 할 때 처음에 품었던 마음이다.

초심은 자신과의 약속이고, 결의이며, 희망을 담은

미래의 설계이다.

신입생, 신입사원, 신혼부부 시절에 지녔던

풋풋하고 싱그러운 꿈이 초심이며,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때 또는 새로운 직책을

맡았을 때의 가슴 벅차고 뜨거웠던 열정과 당당함이

초심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얼마나 온전하게 지속하느냐에 따라

학창시절, 직장생활, 결혼생활, 기업과 정권 등 개인의

삶과 조직의 성공여부가 갈리게 된다.

 

"관리는 지위를 얻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아지는 데서 악화되며,

재앙은 게으른 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약해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삼가 끝맺음을

처음처럼 할지니라."

 

한나라 때의 학자 유향이 편찬한 설원(說苑)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위기는 초심을 잃었을 때 찾아온다.

변함없는 초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불망초심(不忘初心)

실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시나브로 마음 한구석에 또 다른 욕망인

욕심이 생겨 초심과 멀어지게 된다.

겸손이 교만으로 바뀌고, 교만은 나태를 부르게 된다.

초심을 잃는다는 것은 교만과 나태에 빠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창업 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하는 이유도

초심을 잃기 때문이다.

 

공자는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하늘이 준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교만 때문"

이라고 했다.

교만과 나태를 떨쳐 버리고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에 귀를 열고,

자신을 낮추려는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

 

옛날에 시골 마을을 지나던 임금이 욕심이 없고 성실한

젊은 목동을 보고 조정의 관리로 삼았다.

목동은 관리가 된 후에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금을

보필해 재상까지 올랐고, 다른 신하들은 그를 시기해

쫓아낼 구실을 찾기 시작했다.

 

신하들은 마땅한 구실을 찾지 못했는데, 재상이 한 달에

한번씩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가서 커다란 항아리

뚜껑을 열고 한참 동안이나 그 속을 들여다 보다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하들은 임금에게 재상이 많은 금은 보화를 모아

항아리에 숨겨두고 있다고 아뢰었고, 임금은 재상을

앞세워 시골집으로 가서 항아리 뚜껑을 열게 했다.

항아리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금은 보화가 아니라

재상이 목동 시절에 입었던 낡은 옷과 지팡이가

들어 있었다.

재상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이 목동이었던

때를 되돌아 보는 노력을 계속 해왔던 것이다.

 

行百里者半九十 (행백리자 반구십)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절반으로 여긴다.

 

慎終如始 則無敗事 (신종여시 즉무패사)

처음처럼 끝까지 신중하다면 실패하는 일이 없다.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문장이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성공이 커질수록 더 겸손하고,

더 경계하며, 더 노력해야 한다

 

출범 초기에 치솟았던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요즘 거의 반 토막이 나며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의 취임사는 곧 대통령의 초심의 표현이다.

최근 한 고위공직자의 임명으로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대통령의 초심이 퇴색해 가는 현실에 국민들은

실망하고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잠시 초심을

잃었다면 하루 빨리 흐트러졌던 마음을 가다듬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귀어초심(歸於初心)  해야 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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