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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부메랑

물아일체 2019. 9. 2. 07:42

부메랑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사냥이나 전쟁을

할 때 쓰던 굽은 모양의 막대로, 던지면 일정한 거리를

날아간 후에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오는 특성이 있다.

 

"그의 적은 과거의 그였다."
"과거의 그가 현재의 그를 찔렀다."
최근 한 고위공직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 나왔던 언론

보도의 제목이다. 과거에 그 후보자가 남들에게 했던

말과 글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그를 향한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언론과 트위터 등을 통해 쏟아낸 현란한 말들이 한 때는

그에게 명성을 안겼지만, 고위공직 후보자로서 인사

검증대에 선 지금 본인을 아프게 찌르는 날카로운 칼이

되었다.

남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던 그가 자신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실망한 국민들로부터

내로남불, 후안무치, 위선자라는 신랄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

입은 화에 이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풍도라는 사람이 지은 설시(舌詩)의 첫 문장으로,

말로써 빚어지는 설화(舌禍)를 경계하라는 의미이다.

풍도는 당나라의 뒤를 이은 오대십국(五代十國) 시절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 명의

임금을 섬기며 재상까지 오른 처세의 달인이다.

요즈음에는 입에서 나오는 말도 말이려니와 손끝에서

작성되어 순식간에 온 세상에 전달되는 SNS에서의

글은 더욱 무섭다. 수 년 전에 했던 말이나 글 조차

금방 끄집어내어 책임을 따질 수 있게 된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 고위공직 후보자가 공직을 맡게 될 지 아니면

낙마하게 될지는 며칠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설사 공직을 맡는다 하더라도 손상된 그의 인격과

이미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慾量他人 先須自量 (욕량타인 선수자량)

傷人之語 還是自傷 (상인지어 환시자상)

남을 평가하려거든 먼저 자신을 평가해 보라.

남을 상하게 하는 말이 도리어 스스로를 상하게 한다.

 

주 문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하는데 일등공신이었던

강태공(여상)했던 말이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인생은 부메랑과 같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부메랑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늘 내가 하는 거친 말이나 나쁜 행동이 훗날 이자가

붙어 되돌아 올 수 있다. 그렇지만 내 자신이 바르고 선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면 상대방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見賢思齊 (견현사제)
見不賢內自省 (견불현내자성)

어진 사람을 보면 그와 같이 되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않은 이를 보면 안으로 내 스스로를 살핀다.

 

만세사표 공자의 말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곱게 보면 의인 아닌 사람

없고, 밉게 보면 죄인 아닌 사람 없다고 했다.

 

우리는 가볍게든 엄중하게든 남을 평가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흑백논리에 따른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 70%와 부정적인 면

30%를 함께 살피는 공칠과삼(功七過三) 방식을

따른다면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리는 현상은 좀

완화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예상 또는 기대와 다르게 일이

진행되거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실망감이나

마음의 상처를 30%는 줄일 수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는 논어의 문장이나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의 구절이 인간관계의

황금률임을 잊지 않는다면 살면서 부메랑 맞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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