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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은 없다

물아일체 2019. 7. 25. 20:48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사람들이 삶의 꿈을 접고

인생을 포기했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자살을 하는 이유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학생과 젊은 사람의 경우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 풍조와 아무리 노력해도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좌절감, 무력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 맹상군과 계명구도(鷄鳴狗盜) >

 

계명구도란 하잘 것 없는 재주라도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다는 의미인데, 천박한 재주로 사람을 속인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맹상군은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의 왕족으로

일인일재(一人一才) , 한 가지 재주라도 있는 사람은

모두 받아들여 집안에 수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고

있었다.

 

당시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던 진()나라 소왕이 맹상군을

재상으로 초빙했는데, 이는 유능한 맹상군을 인질로

잡아두려는 속셈에서였다.

 

맹상군은 자신과 함께 진나라에 갈 수행원으로 재주가

뛰어난 식객들을 선발했다.

이 때 개 흉내를 내며 물건을 잘 훔치는 사람과 닭 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이 자신들도 함께 가겠다고 나서자

맹상군은 망설이다가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그들도

그냥 수행원에 포함시켜 주었다.

 

소왕은 맹상군이 진나라에 들어오자 그가 간첩행위를

했다는 구실로 옥에 가두었다.

맹상군 일행은 왕의 애첩에게 석방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했는데, 애첩은 제나라에서 가져온 여우 겨드랑이 털로

만든 호백구를 주면 부탁을 들어주마 했다.

 

그러나 호백구는 이미 소왕에게 진상한 상태였기에

맹상군은 난감했다.

이 때 개 흉내를 내며 도둑질 잘 하는 식객이 나서

호백구를 훔쳐온 덕분에 그것을 후궁에게 줄 수 있었다.

 

애첩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맹상군 일행이 급히

궁궐을 빠져 나와 한밤중에 함곡관에 도착해 보니

성문이 닫혀 있었다. 당시에는 새벽 닭 울음소리에 맞춰

관문을 열게 되어 있었다.

 

그 때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식객이 ‘꼬끼오’ 하며

닭울음 소리를 내자 주변의 모든 닭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고 성문이 열렸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재주를 지닌 식객의 도움으로

맹상군 일행은 진나라를 탈출해 제나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 >

 

중국 전국시대의 도가 철학자 장자가 말하는 '무용지용',

즉 ‘쓸모 없음의 쓸모 있음’을 보여주는 네 그루의 나무

우화가 있다.

 

옛날에 나무 네 그루가 저마다 자신이 최고라고 뽐내고

있었다.

첫 번째 나무가 “나는 단단하고 곧게 자라기 때문에

가구를 만드는 목수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자랑했다.

 

두 번째 나무는 “나는 맛있는 열매를 많이 맺기 때문에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며 뽐냈다.

세 번째 나무는 “나는 향기롭고 예쁜 꽃을 많이 피우기

때문에 여인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렇듯 저마다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자랑하던

나무들은 사람들에 의해 하나 둘 베어져 나갔다.

 

그러나 네 번째 나무는 구불구불하게 자라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였기에 세 나무가 모두 베인 후에도

남게 되었다. 여름이 되자 사람들이 나무 밑에 모여

그늘이 시원하다며 그 볼품 없는 나무를 칭송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우리 속담도

같은 의미라고 하겠다.

 

< 맹자의 자포자기(自暴自棄) >

 

맹자는 "스스로를 해치는 자포자(自暴者)와는 더불어

이야기를 나눌 수 없고, 스스로를 버리는

자기자(自棄者)와는 함께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맹자의 말에서 유래한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고 돌보지 아니함을 의미하는데,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포자기는 없어야 한다.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를 낳은 것은 다 쓸 곳이 있어서이다.

 

당나라 시인 이백이 지은 장진주(將進酒)나오는

구절이다. 재주의 내용과 크기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의 독특한 장점, 잘하는 것이 있고 언젠가는

그것이 쓰일 때가 있다는 의미이다.

 

사람을 쓸모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존재는 없다.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간 아동문학가 권정생 작가는

동화 '강아지똥'에서 길가의 하찮은 강아지똥 조차도

잘게 부셔져 민들레꽃의 향기가 되는 것처럼

하느님은 쓸모 없는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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