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진이 일어날 때는 몇 차례의 작은 지진이
먼저 오는 것이 보통이고, 큰 병이 나기 전에는
이런 저런 잔병치레를 통한 예고가 있듯
조직이 위기에 처하면 직원들이 동요하는 등
조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연현상이든 병이든 조직이든 큰 일이
터지기 전에 작은 조짐을 알아채고 분석해 다가올
위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조짐을 인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늘 주의를 기울여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礎潤長傘(초윤장산)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펴라
방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주춧돌이 젖어있으면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우산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작은 언행이나 주변의 사소한 조짐에서
결과를 예측하라는 뜻이다.
비가 오기 전에는 습도가 높아져 주춧돌부터
촉촉하게 물기가 맺힌다고 하는데,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見微知著 (견미지저)
사소한 것에서 장차 벌어질 일을 안다.
중국 상(은)나라의 마지막 임금이자 폭군의 대명사인
주왕이 식사를 할 때 상아 젓가락을 쓰겠다고 말하자
신하인 기자는 임금의 사치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언하며 나라를 걱정했다.
상아 젓가락을 쓰게 되면 그에 걸맞는 옥 그릇을 찾게
될 것이고, 이어서 요리나 의복도 사치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기자의 예상은 적중해 주왕은 애첩 달기와
향락에 빠져 국정을 돌보지 않다가 나라를 망하게 했다.
堤潰蟻穴 (제궤의혈)
큰 방죽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한비자에는 "천길 제방은 땅강아지와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백 척 높은 집도 조그마한 연기구멍 때문에
불이 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큰 재난은 방심과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다.
작은 결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손을 쓰지 않으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
또한, 가까운 사람과의 좋았던 관계도 아주 작고 하찮은
일에서 틀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見小曰明 (견소왈명)
작은 것을 보는 것이 현명함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사소한 것에서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공자는 "사람이 큰 산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다.
대부분 발 밑의 작은 돌부리 때문에 넘어진다."고 했다.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명철한 지혜가
필요하다. 진리는 작은 것 안에 있다.
기업의 위기를 진단할 수 있는 다양한 조짐들에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이 지각과 결근이
많아지고 퇴직율이 갑자기 올라간다면 기업에 문제가
생겼다는 조짐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커지기 전에 초기에 처리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제때 대처를 못해 나중에 큰 힘을 들이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모든 병은 예방이 최선이고,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작은 병을 키워 고생을 하게
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작은 이상 징후를 발견해 조기에
대처한다면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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