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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38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에로스의 탄생과 사랑의 의미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 에로스(Eros)는 로마에서는 쿠피도(Cupido)라고 불렸으며, 영어에서는 큐피드(Cupid)로 표기되고 있다. 에로스는 신의 이름인 동시에 사랑 또는 욕정을 의미하는 일반 추상명사이기도 하다. 사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는 세 가지가 있다. 아가페(Agape)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 또는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을 의미하고, 필리아(Philia)는 친구 사이의 우정이나 형제와 같은 가족간의 우애를 의미한다. 이에 반해 에로스는 남녀간의 사랑, 특히 육체적 사랑을 의미하는데, 선정주의 또는 애욕주의를 일컫는 에로티시즘(Eroticism)이라는 영어 단어는 에로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흔히 에로스와 아가페는 반대개념으로 인식된다. 사랑의 신 에로스가 어떻게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신화 속 사후세계와 스틱스 강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인간은 죽으면 어둠의 세계, 즉 명계로 간다. 명계를 다스리는 신은 제우스의 형님인 하데스이며, 그의 부인은 풍요와 곡물의 신 데메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이다. 버전에 따라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은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것으로, 육신을 떠난 영혼은 제일 먼저 비통의 강 '아케론'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망자의 영혼은 자신의 죽음을 비통해 하며 저승의 뱃사공 '카론'의 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된다. 이 때 뱃사공 카론은 망자에게 배삯을 요구한다. 서양에서 장례 때 망자의 입에 동전을 넣어주는 풍습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망자를 위해 지전(紙錢)을 불사르고, 우리나라에서도 저승사자에게 노잣돈을 주어야 한다고 믿었는데, 이처럼 저승 길의 노잣돈..

그리스 신화 이야기 / 거미가 된 아라크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라크네는 지나친 자신감으로 신에게 도전했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른 여인이다. 리디아 출신의 아라크네는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베 짜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 베짜기의 천재라는 소문이 아테나 여신에게까지 전해졌다. 아라크네의 솜씨를 직접 보고 싶었던 아테나 여신은 어느 날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해 아라크네의 집을 찾았다. 그날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아라크네의 베짜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은 아라크네의 솜씨가 정말 놀라워, 아테나 여신에게 배운 게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라크네는 정색을 하고 "나는 아테나 여신에게 베 짜기를 배운 적이 없다. 순전히 내 솜씨다."라고 반박했다. 거기에 더해 아라크네는 자신이 아테나 여신보다 솜씨가 더 좋을 것..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미다스 왕의 손과 귀

프리기아 왕국의 탐욕스런 미다스 왕은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가 술에 취해 길거리를 헤매고 있을 때 궁으로 데려와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이에 풍요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는 감사의 뜻으로 미다스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미다스 왕은 무엇이든 자기의 손이 닿는 것은 황금으로 변하도록 해 달라고 청했고, 디오니소스는 미다스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미다스는 이 새로운 능력을 얻은 것을 크게 기뻐하며 궁으로 돌아왔다. 참나무 가지를 꺾자 순간 그것이 황금 가지로 변한 것을 보고 그는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돌을 주워 들자 그것도 금으로 변하였다. 하지만 허기를 느낀 미다스가 하인에게 음식을 달라고 했을 때, 그는 자신의 능력이 고통스러운 재앙임을 깨닫..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와 예수

고대 중국에 전설상의 명의 편작이 있었다면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가 있다. 예술, 의술, 궁술의 신 아폴론은 테살리아의 아름다운 공주 코로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과 인간이 늘 함께 있을 수는 없었기에 아폴론은 흰 까마귀를 코로니스에게 보내어 감시하게 하였다. 아폴론과 떨어져 생활하던 코로니스는 이스키스라는 인간 남자와 또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이를 본 흰 까마귀는 아폴론에게 코로니스의 간통 사실을 알렸고, 분노한 아폴론은 즉시 코로니스를 활로 쏴 죽였다. 하지만 곧 후회하고 입이 싼 흰 까마귀를 노려보자 그 눈빛이 너무 뜨거워 까마귀의 털이 모두 타버렸고 그로 인해 까마귀는 검은 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아폴론의 화살을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곡물과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에게는 페르세포네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페르세포네는 천하의 바람둥이인 올림포스의 제왕신 제우스가 누이 데메테르와 사랑을 나눠 낳은 딸이다. 데메테르는 딸인 페르세포네가 혹시나 잘못될까 염려해 그녀를 시칠리아 섬에서 지내도록 했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는 꽃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다. 그때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명계의 신 하데스가 그녀 앞에 예쁜 수선화 꽃을 피워 유인한 뒤 지하세계로 납치해갔다. 딸이 실종된 걸 알게 된 데메테르는 미친 듯이 딸을 찾아 다녔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곡물과 풍요의 여신인 데메테르가 슬픔에 빠지게 되자 땅에서 자라던 곡물과 과일은 말라 죽고 땅은 황폐해져 인간은 신에게 제물을 받칠 수도 없게 되었..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일상 속 그리스 신화의 흔적들

태곳적에 형성된 그리스 신화는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건축, 미술, 음악, 철학, 문학, 언어 등 인류의 수많은 활동에 스며들었다. 오늘날의 서양 문화와 문명을 있게 한 두 기둥은 그리스 문화의 헬레니즘과 기독교 문화의 헤브라이즘 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성경과 마찬가지로 서양문화와 문명의 원천이 된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제는 그리스 신화를 모르고서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아졌다. 아는 만큼 보이고,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그리스 신화의 흔적 몇 가지를 살펴 본다. 세계 최대의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로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세이렌(Seir..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자신의 행복을 남에게 맡기는 파에톤 콤플렉스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가 인간 여인과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들로, 양아버지인 에티오피아의 왕 메로프스 밑에서 누이들과 함께 자랐다. 어린 파에톤은 또래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친구들은 '파에톤'의 이름을 가지고 그를 놀렸다. '파에톤'은 '빛나는' 또는 '눈부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서 친구들은 그 이름을 두고 "네가 태양신의 아들이라도 되느냐?" 하며 놀려댔던 것이다. 파에톤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에톤이 성장함에 따라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결국 어머니는 파에톤에게 태양신 헬리오스가 그의 친아버지라고 밝히게 된다. 파에톤은 이를 알게 되자마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고, 마침내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땅..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무한 반복의 형벌에서 자유를 찾은 시시포스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산 정상으로 무한 반복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영원한 형벌을 받는 죄인의 상징 시시포스(Sisyphos)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코린토스의 시조였다. 그의 이름은 언어권에 따라 시시포스, 시지프, 시지프스, 시지푸스 등으로 조금씩 다르게 표기하기도 한다. 시시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과 신의 입장에서 상이하다. 인간들은 시시포스가 영특하고, 적극적이며, 열정 가득한 반항아라는 시선을 갖고 있다. 반면에, 신들은 시시포스가 엿듣기를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할 뿐만 아니라 신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인간이라는 시선을 갖고 있었다. 시시포스는 어느 날 태양신이자 예술과 의료의 신 아폴론이 키우는 소를 전령의 신이자 상업의 신인 헤르메스가 훔쳐가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이를 아폴론에게..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재앙과 희망을 함께 가져온 최초의 여인 판도라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최초의 여인은 '이브'이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여인은 '판도라'이다. 이브가 헤브라이즘을 대표하는 인류 최초의 여인이라면, 판도라는 헬레니즘을 대표하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올림포스의 제왕신 제우스는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신들의 전유물인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전해 준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물론 인간들에게도 벌을 주기로 마음 먹었다. 형인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 산에 쇠사슬로 묶어두고 독수리로 하여금 그의 간을 쪼아 먹게 하는 한편, 인간 세상에 내려와 살고 있는 에피메테우스에게는 여인을 보내 보복하기로 했다. 그리스 신화 초기의 인간 세상에는 남자들만 있었고, 여자들은 없었다. 이에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진흙으로 여신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