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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자신의 행복을 남에게 맡기는 파에톤 콤플렉스

물아일체 2022. 5. 30. 07:43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가 인간 여인과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들로, 양아버지인 에티오피아의 왕

메로프스 밑에서 누이들과 함께 자랐다.

 

어린 파에톤은 또래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친구들은 '파에톤'의 이름을 가지고 그를 놀렸다.

'파에톤'은 '빛나는' 또는 '눈부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서 친구들은 그 이름을 두고

"네가 태양신의 아들이라도 되느냐?" 하며 놀려댔던

것이다.

파에톤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에톤이 성장함에 따라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결국 어머니는 파에톤에게 태양신 헬리오스가

그의 친아버지라고 밝히게 된다.

 

파에톤은 이를 알게 되자마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고, 마침내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땅끝에서

친아버지인 헬리오스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아들 파에톤을 만난 헬리오스는 기뻐하며

그 동안 아들을 챙겨주지 못한 안쓰러운 마음에

파에톤에게 소원을 이야기하면 들어주겠다고 했다.

이에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상징인 태양 마차를

몰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헬리오스는 처음에는 그것은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

안 된다고 했지만, 거듭되는 파에톤의 요구에 결국

헬리오스는 승낙하고 말았다.

 

그러나 태양 마차를 모는 일은 쉽지 않아서

파에톤의 운전 미숙으로 태양 마차는 궤도를 벗어나

하늘 높이 치닫다가 땅으로 곤두박질 치며 산천초목을

다 태워 버렸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북부에는 삭막한 사하라 사막이

생겨났고,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피부가 검게 그을려

흑인이 되어 버렸다.

 

프랑스 화가니콜라 베르탱의 그림 '태양 마차를 모는 파에톤'

이처럼 파에톤이 모는 태양 마차로 인해 땅이

초토화되는 모습에 놀란 대지의 여신이자 곡물의

여신인 데메테르는 제우스에게 사태를 진정시켜

줄 것을 탄원했고, 제우스는 파에톤이 모는

태양 마차에 벼락을 던졌다.

 

결국 벼락을 맞은 파에톤의 태양 마차는 산산조각이

났고, 파에톤은 땅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 파에톤 신화가 시사하는 점 >

 

어린 시절에 겪은 애정결핍으로 인해 지나치게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강박증을

파에톤 콤플렉스라고 한다.

 

파에톤이 자기 능력 밖에 있는 태양 마차를 몰겠다고

한 것은 자신을 놀렸던 친구들에게 내가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내 능력

이상의 성취를 추구하다가는 자신의 삶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 신화가 주는 교훈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은

"허영은 인간의 마음 속 깊숙이 닻을 내리고 있어서

군인도, 심부름꾼도, 요리사도, 인부도 저마다 자기를

칭찬해주는 사람을 얻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처럼 인간의 허영심을 비판하는 철학자조차도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기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또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파에톤 콤플렉스에 빠져서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고, 남의 인정과 칭찬만을 바라며 살아 간다면

자신의 행복을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이 될 것이다.

 

나의 삶은 내가 주도하여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신화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되돌아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 '파에톤의 추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