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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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38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나르키소스의 자기애(自己愛)와 내로남불

강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나르키소스는 매우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나르키소스가 태어났을 때 예언자는 그의 운명에 대해 "자기 자신을 모르면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도 그 말의 뜻을 알지 못했다. 나르키소스가 성장하자 그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한 많은 젊은이들과 님프들이 사랑을 속삭이며 다가왔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자만심이 강하고 거만해 그들을 차갑게 대하며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나르키소스 주변에는 사랑을 거절당한 뒤 자살하거나 병에 걸려 죽는 젊은이들과 님프들이 생겨났는데, 그 가운에 특히 에코의 사랑 이야기는 애절하다. 에코는 헬리콘 산 속에 사는 님프인데,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한 번 말을 시작하면 멈출 줄을 몰랐다. 어느 날 제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이카루스의 추락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 '이카루스의 추락') 크레타 섬을 다스리는 미노스 왕의 부인은 황소와 사랑에 빠져 미노타우로스라는 인간의 몸에 황소의 머리와 꼬리를 가진 반인반수의 괴물을 낳았다. 미노타우로스가 자라면서 사람들을 잡아먹는 등 난폭한 행동을 일삼자 미노스 왕은 이 괴물을 가둬두기 위해 다이달로스에게 한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라비린토스, 즉 미궁(迷宮)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건축가이자 발명가인 다이달로스의 이름은 '명장(名匠)'이라는 뜻으로, 그는 올림포스에서 가장 손재주가 많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후손이다. 다리달로스가 미궁을 완성하자 미노스 왕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미궁에 가두어 놓고, 당시에는 아직 세력이 미약했던 아테네의 사람들을 잡아와 그의 먹잇감으로..

그리스신화 이야기 / 엄친아 아폴론, 사랑엔 젬병

아폴론은 올림포스의 제왕신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쌍둥이 오빠이다. 예언, 의료, 궁술 및 음악을 비롯한 예술의 신이며, 태양의 신이기도 한 아폴론은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제우스 다음으로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외모 또한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묘사되어 가히 엄친아라고 할 수 있는데, 로마 신화에서는 아폴로(Apollo)라고 불린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겼던 델포이에 아폴론 신전을 세웠고, 신탁을 받기 위해 그 곳을 자주 방문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재다능하고 훈남인 아폴론이기에 그와 관련된 연애 사건들도 많다. 그러나 그의 사랑 이야기는 월계수 나무로 변해버린 다프네와 히아신스 꽃이 된 히아킨토스의 경우처럼 대부분 좋은 결실을 맺..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저항의 아이콘이 되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땅의 여신 가이아와 남편인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낳은 자식들 가운데 한 명인 이아페토스와 그의 부인 바다의 요정 클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은 '먼저 아는 자'라는 뜻이다. 그는 이름처럼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이 있었고, 그 예지력 덕분에 제우스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신들과 벌인 두 차례의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편에 섰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 가운데 인간과 가장 깊은 연관이 있는 신이다. 그것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불을 주었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에게는 '나중에 아는 자'..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아버지를 죽이고 자식을 잡아먹은 크로노스

그리스 신화의 최초의 권력자는 텅 빈 우주 공간 카오스(Chaos)에서 생겨난 땅의 여신 가이아였다. 가이아는 남편 없이 혼자서 아들 우라노스를 낳았는데, 그는 하늘의 신이 되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부부가 되었고, 아내 가이아의 권력은 남편인 우라노스에게로 넘어갔다. 모계사회가 부계사회로 전환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라노스와 가이아 부부는 많은 자식을 낳았는데, 아버지인 우라노스는 자식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라노스 자신이 아내 가이로부터 권력을 빼앗은 것처럼, 자신도 자식들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라노스는 가이아가 낳은 자식들을 땅속, 즉 가이아의 뱃속에 다시 가둬 버렸다. 이러한 우라노스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가이아는 막내 아들 크로노스로 하여금 우라..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미녀와 추남의 만남,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

그리스 신들의 세계인 올림포스에서 최고의 미녀는 단연 사랑과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추남은 누구일까? 그것은 올림포스의 제왕신 제우스와 그의 부인 헤라가 낳은 불(火)과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로, 로마 신화에서는 불카누스(Vulcanus)라고 불린다. 헤파이스토스가 얼마나 못생겼던지 어머니인 헤라는 너무 실망한 나머지 갓 태어난 헤파이스토스를 하늘에서 땅으로 던져 버릴 정도였다 헤파이스토스는 비록 추남에 절름발이였지만, 올림포스의 신들 가운데 가장 재주가 많고 성실해, 신들의 궁전을 짓고 제우스의 강력한 무기인 번개를 비롯해 여러 신들의 무기를 만들어 주는 인기 있는 신이기도 했다.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 '제우스의 번개를 만드는 헤파이스토스') 상상하기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설마 그럴리가...", 카산드라 콤플렉스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의 딸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파리스와 트로이 전쟁의 영웅 헥토르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카산드라는 빼어난 미모와 더불어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그녀가 예언 능력을 갖게 된 건 아폴론 때문이다. 태양의 신이자 예언의 신 아폴론은 아름다운 카산드라의 미모에 반해 사랑을 고백했다. 그리고 카산드라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는 것을 조건으로 그녀에게 탁월한 예언 능력을 주었다. 하지만 아폴론으로부터 예언 능력을 받은 카산드라는 마음을 바꿔 아폴론과의 사랑을 거부했다. 카산드라가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한 것은 아폴론은 신이기 때문에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며 죽지 않고 살겠지만, 자신은 인간이기에 늙고 병들어 언젠가는 아폴론이 카산드라 자신을 버리고 다른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사랑과 영혼, '에로스와 프시케'

그리스 신화 속의 에로스(Eros)는 사랑의 신으로, 로마 시대에는 쿠피도(Cupido) 혹은 아모르(Amor)로 불렸다 프시케(Psyche)는 ‘영혼’이라는 의미로, '심리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 '사이콜로지(Psychology)'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에로스와 프시케'를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Love and Soul(사랑과 영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옛날 어느 왕국에 아름답기로 소문난 프시케라는 공주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며 여신께 바치던 경배를 그녀에게로 돌렸고, 아프로디테 신전의 제단 위에는 먼지만 쌓여갔다. 이에 아프로디테의 질투와 분노가 폭발했다. 아프로디테는 아들인 에로스를 불러 프시케의 가슴속에 미천한 자에 대한 연정을 불어넣어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