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클래식 클래스 196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논어>와 <삼국지>의 '우도할계(牛刀割鷄)'

​논어 양화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자유(子遊)는 중국 춘추시대 공자의 뛰어난 제자 열 명을 일컫는 공문십철(孔門十哲)에 포함될 정도로 학문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자유는 노나라에서 읍재(邑宰)라는 하급 벼슬에 올라 조그만 읍인 무성을 다스리면서 공자에게 배운 대로 예악으로 백성들을 교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었다. 어느 날 공자가 자유를 만나러 무성으로 갔다. 그때 마을 곳곳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공자는 빙그레 웃으며,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割鷄焉用牛刀 할계언용우도)”라고 말했다. 공자가 이처럼 말한 것은 자유가 한 나라를 다스릴 만한 훌륭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무성과 같은 작은 읍에서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공자의 본심을 몰랐던..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던 최고령 의사 한원주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힘내라, 가을이다. 사랑해" 2020년 당시 94세의 최고령 현역 의사였던 한원주(1926 - 2020년) 원장의 묘비문이다. 한원주 원장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그는 아흔네 살 되도록 매일 병실을 돌며 환자를 돌봤으며, 죽기 한 달 전까지 늘 눈썹을 그리고 립스틱도 옅게 발랐다고 한다. 흰머리를 가리는 검은 모자는 한원장의 상징이었다. 그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살아 있어야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말하곤 했다. 1..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한비자와 '제궤의혈(堤潰蟻穴)'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비롯되고,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어려운 일은 쉬운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큰 일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지고, 백 척이나 되는 큰 집도 굴뚝 틈새로 새어 나온 작은 불티 하나 때문에 잿더미로 변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기원전 3세기 중국 전국시대 법가 사상을 완성한 한비자가 지은 책 에 나오는 내용으로,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말에서 유래한 '제궤의혈(堤潰蟻穴 제방 제, 무너질 궤, 개미 의, 구멍 혈)'은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로 큰 일을 망치게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한비자는 '제궤의혈'의 예로 고대 중국 주나라 시대의 전설적인 명의 편작과 ..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우리는 묘비명이 아닌 음악으로 위대한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를 기억한다." 음악에 관한 어떤 화려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불멸의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 - 1791년)의 묘비문이다.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주목할 만한 음악적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에 비록 35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음에도 클래식 음악사상 가장 재능이 뛰어난 천재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화려한 명..

명화 이야기 / 신고전주의 앵그르의 그림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1780 - 1867년)는 자크 루이 다비드와 함께 프랑스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18, 19세기 유럽 회화의 한 축을 형성했던 신고전주의는 서구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로마 문화를 미학적 근거로 하는 보편 지향적 미술 운동이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과장된 바로크 양식이나 퇴폐적인 로코코 양식은 시민들에게 외면을 받고, 혁명 정신을 대변하는 고대의 영웅적인 주제나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는 신고전주의 미술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신고전주의는 명확하고 강직한 선, 매끈한 붓터치, 균형과 안정된 형식미로 통일감이 느껴지는 엄격한 그림을 특징으로 한다. 앵그르의 여성 누드화는 신고전주의가 추구하는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그림에 우아함과 관능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작품..

명화 이야기 2023.10.05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항우와 두목의 '권토중래(捲土重來)'

BC 202년, 유방과 천하를 다투던 초패왕 항우가 최후 결전인 해하전투에서 패하여 도주하다가 오강에 이르렀다. 오강은 지금의 안휘성 화현 동북쪽, 양자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항우가 오강까지 쫓겨 왔을 때 오강의 정장은 배를 준비해 놓고 항우에게 "강동 땅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십만 인구가 살고 있으므로 충분히 나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어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십시오."라고 말하며 강동으로 돌아가 재기할 것을 권했다. 강동은 항우가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군사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장의 말에 항우는 "내가 오래 전에 강동의 젊은이 8천 명을 데리고 이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했는데, 지금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의 부형(父兄)을 대할 수 있겠는가?" ..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사랑과 배신 그리고 처절한 복수, 이아손과 메데이아

이아손과 메데이아 이야기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그 배신에 대한 처절한 복수로 점철된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아손의 아버지는 이올코스의 왕이었으나, 이복형제인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빼앗기자 아들 이아손을 영웅들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켄타우로스족의 케이론 현자에게 보냈다. 이아손은 아버지가 빼앗긴 이올코스의 왕위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권력에 대한 욕망을 키우며 자랐다. 성장한 이아손은 펠리아스로부터 왕위를 돌려받기 위해 이올코스로 향했다. 이올코스에 도착해 펠리아스 왕 앞에 나타난 이아손이 왕위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펠리아스는 "네가 콜키스에 가서 황금양털을 가져오면 왕위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이올코스에서 콜키스까지는 흑해를 지나 2천 킬로미터가 넘는 먼 항로였..

명화 이야기 / 아담과 이브

아담과 이브는 구약성경 창세기에 기록된 최초의 인간이다. 아담은 히브리어로 '흙'과 '인간'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진 말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브는 히브리어로 '하와'라고 하여 '사는 자' 또는 '생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담과 이브는 에덴이라는 아름다운 동산에서 살았다. 에덴동산은 평화와 기쁨이 가득한 낙원이었다. 그러나 교활한 뱀이 나타나 이브를 유혹했고, 이브는 유혹에 굴복해 금단의 열매를 먹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것을 아담에게 권했고, 아담 또한 그것을 받아 먹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렸다. 이제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을 창조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죄로 더 이상 에덴동산에 머물 수 없게 되었고, 낙원에서 추방되었다. 창세기에 나오..

명화 이야기 2023.09.21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제갈량의 '아심여칭(我心如秤)'

중국 후한 말 삼국시대 제갈량의 말에서 유래한 '아심여칭(我心如秤 나 아, 마음 심, 같을 여, 저울 칭)'은 나의 마음은 저울과 같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공평무사 해서 사사로운 감정이나 이익을 개입시키지 않고 법대로 처리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제갈량은 뛰어난 지략가이자 정치가로,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상벌을 공정하게 시행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위, 촉, 오, 삼국 가운데 촉(蜀)의 내부에는 형주 세력, 동주 세력, 익주 세력 등 큰 파벌이 세 개나 존재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더구나 촉의 황제 유비가 이릉 전투에서 오나라 장군 육손에게 대패한 뒤 백제성에서 병사하고, 어린 아들 유선이 그 뒤를 이었지만, 아직 체제가 허약했다. 이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승상인 제갈량은..

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소설가 기 드 모파상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 단편인 '목걸이', '비계덩어리', 장편인 '여자의 일생' 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1850 - 1893년)의 묘비문이다. 모파상은 불과 10년 동안에 3백여 편의 단편소설을 써 미국의 오 헨리와 더불어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꼽히고 있다. 모파상은 귀스타브 플로베르에게서 직접 문학지도를 받았으며, 그의 소개로 에밀 졸라를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