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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사랑과 배신 그리고 처절한 복수, 이아손과 메데이아

물아일체 2023. 9. 28. 04:00

이올코스 왕의 아들이었던 이아손과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

 

이아손과 메데이아 이야기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그 배신에 대한 처절한 복수로 점철된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아손의 아버지는 이올코스의 왕이었으나, 이복형제인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빼앗기자 아들 이아손을 영웅들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켄타우로스족의 케이론 현자에게

보냈다.

 

이아손은 아버지가 빼앗긴 이올코스의 왕위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권력에 대한

욕망을 키우며 자랐다.  

성장한 이아손은 펠리아스로부터 왕위를 돌려받기 위해

이올코스로 향했다.     

이올코스에 도착해 펠리아스 왕 앞에 나타난 이아손이

왕위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펠리아스는 "네가 콜키스에

가서 황금양털을 가져오면 왕위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이올코스에서 콜키스까지는 흑해를 지나 2천 킬로미터가

넘는 먼 항로였으며, 무시무시한 용이 지키고 있는

관문을 넘어야 했다.

펠리아스의 제안은 이아손을 죽이려는 속셈이었지만,

이아손은 이를 알고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르고 호를 타고 콜키스로 향하는 이아손

  

이아손은 아르고 호라는 거대한 배를 준비해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아스클레피오스 등 그리스의 여러 영웅들을

모아 콜키스로 떠났다.
항해 도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아손은 용기와

지혜, 동료들의 도움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콜키스에

도착했다.

   

그러나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는 수호성물인 황금양털을

이아손에게 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온갖 불가능한

과제들을 제시하며 이아손을 절망하게 했다.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는 이아손과 메데이아

 

그런데 콜키스에는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 속의

낙랑공주와 같은 여인이 있었다.

아이에테스 왕의 딸인 메데이아 공주는 이아손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는

어마어마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마녀에 가까운

여인이었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황금양털을 구하는 것을

도와줄 테니 자신을 아내로 맞이해달라고 말했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황금 양털을 지키는 용을 잠재우는 메데이아

  

권력의 욕망에 사로잡힌 이아손과, 해서는 안될 사랑에

빠진 메데이아의 만남은 불행의 출발점이 되었다.

 

낙랑공주가 호동왕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외적의 침입을

알려주는 자명고를 찢은 것처럼, 메데이아는 마법의

약물을 이용해 나라를 지키는 수호성물인 황금양털을

지키는 용을 잠들게 했고, 이아손은 그 황금양털을 무사히

차지할 수 있었다.

 

이아손은 메데이아를 데리고 귀국길에 올랐다. 

분노한 아이에테스 왕은 군사를 이끌고 추격에 나섰는데,

메데이아는 만약을 대비해 인질로 데려온 남동생을

죽이고, 그 시체를 토막 내 바다에 던지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

 

동생을 죽인 뒤 그 시신을 바다에 버리는 메데이아아

  

충격을 받은 아이에테스 왕은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추격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메데이아는 이제 이아손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악녀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황금양털을 구해 무사히

이올코스로 돌아왔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황금양털을 가져오면 왕위를 돌려주겠다고 했던

펠리아스 왕은 약속을 깨고 왕위를 돌려주는 것을

거부했다.

 

딸들에게 아버지를 죽이게 하는 메데이아

 

이에 다시 메데이아가 나서서 펠리아스의 딸들을

부추겨 마법의 약으로 아버지를 젊게 만들어주겠다고

속여 아버지를 살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왕이 되고 싶었던 이아손은 그런 메데이아의

행동을 방관했다.

 

하지만 이아손은 끝내 이올코스의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

메데이아와 이아손이 펠리아스 왕을 죽인 것을 알게 된

이올코스인들이 반발하면서 그들을 추방했기 때문이다.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어쩔 수 없이 이올코스를 떠나

코린토스에 정착해 두 아이를 낳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은 유부남인 이아손을

자신의 딸 글라우케와 결혼시켜 사위로 삼아 왕국의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했다.

 

처자식이 있는 이아손은 마땅히 크레온 왕의 제안을

거절해야 했지만, 권력욕에 사로잡힌 이아손은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아손은 자신의 선택이 가족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고

변명했지만, 분노한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의 배신에

복수를 다짐한다.

 

메데이아는 크레온 왕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은 곧

코린토스를 떠날 것이라 말하고,  공주에게 이아손과의

결혼 축하 선물이라며 화관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그 화관에는 마법의 독약이 발라져 있었다.

공주는 독에 중독되어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딸을

구하려던 크레온 왕도 공주의 손을 잡자 불길에 휩싸여

죽고 말았다.

 

자신이 낳은 자식들을 죽이는 메메이아

 

이아손에 대한 메데이아의 마지막 복수는 이아손과

자신이 낳은 두 아이를 죽이는 일이었다.

이처럼 메데이아가 죄 없는 아이들까지 희생시킨 이유는,

이아손을 죽이면 그의 고통은 금방 끝이 나지만,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이아손만 남게 되면 평생 괴로움

속에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잃은 것은 메데이아에게도 고통이었지만

오로지 남편에 대한 완전한 복수를 위해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오늘날에도 남편과의 관계가 나빠진 엄마가 자식을

학대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메데이아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극한의 좌절에 빠진 이아손이 메데이아를 죽이려 하자

메데이아는 도망을 쳤고, 그녀의 할아버지인 태양 신

헬리오스가 메데이이와 두 아이의 시신을 수레에 싣고

하늘로 데려갔다..

 

모든 것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아손은 옛날 콜키스로

갈 때 타고 갔던 낡은 아르고 호로 갔다가 배에서

떨어진 물체에 머리를 맞아 허망하게 죽고 말았다.

 

메데이야와 이아손의 이야기는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연극, 오페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제작되어 사람들에게 잘못된 사랑과 권력에 대한 욕망의

만남이 얼마나 큰 불행을 불러올 수 있는지 경고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