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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아네모네 꽃으로 피어난 아도니스

물아일체 2023. 8. 17. 04:00

아도니스(Adon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으로,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연인이었다.

아도니스 신화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adonis'는

'외모가 뛰어난 청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또한, 아도니스의 잘 생긴 외모에서 연유한 '아도니스

증후군(Adonis complex)'은 남성의 외모 집착증,

즉 남성이 자신의 신체와 외모에 과도하게 신경을 써

우울증을 겪는 심리적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아도니스는 그 출생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시리아의 공주 미르라가 아버지인 테이아스 왕을 사랑해

아들 아도니스를 낳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테이아스 왕의 부인은 자신의 딸 미르라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이에 화가 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로 하여금

아버지와 함께 있는 미르라에게 사랑의 황금 화살을

쏘게 했다.

 

에로스의 황금 화살을 맞은 미르라는 갑자기 아버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우자

그 동안 참아오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를 술에 취하게 만든 뒤 시녀로

변장해 아버지의 침대에 기어들어갔고, 술 김에

별 생각 없이 자신의 곁에 있던 여인과 사랑을 나눈

테이아스 왕은 문득 자신이 품고 있는 여인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자유분방한 사랑을 나누던 고대 그리스에서도 근친상간은

신들 사이에서는 가능했지만, 인간들에게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단테의 <신곡>에서는 근친상간의 죄를 지옥에 떨어지는

인간의 대표적 죄악 가운데 하나로 기술하고 있다.

 

분노와 수치심에 테이아스는 딸 미르라를 죽이려 했지만,

그녀는 재빨리 도망을 쳤다.

궁궐을 나와 떠돌던 미르라는 아버지 테이아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그런데 미르라로 하여금 아버지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아프로디테 여신은 아직 화가 덜 풀려서 임신한 채

떠돌이 생활을 하는 미르라를 몰약나무로 변하게 했고,

얼마 후 그 몰약나무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나게

되었으니 그가 바로 아도니스였던 것이다.

 

숲 속의 요정들에 의해 준수한 꽃미남으로 자라난

아도니스를 본 바람둥이 여신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자신이 불행하게 만든 미르라의 아들이었지만 이내 그와

사랑에 빠져 사냥을 함께 다니는 등 그를 늘 자신의 곁에

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의 곁을 잠시

떠날 일이 생기자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에게 절대로

혼자서는 사냥을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숲에서 자라면서 사냥이 몸에 밴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가 자리를 비우자 혼자서 사냥에 나섰다.

 

 

그런데, 제우스 못지않은 바람둥이인 아프로디테에게는

이미 또 다른 연인으로 전쟁의 신 아레스가 있었는데,

아레스는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관계를 질투했다.

 

아레스는 연적인 아도니스를 제거하기 위해 그가 혼자

사냥을 나간 틈을 타 커다란 멧돼지로 변신해 그를

공격했다.

 

 

멧돼지의 공격을 받은 아도니스의 비명에 놀란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에게 달려왔지만, 심한 부상을

입은 그는 아프로디테의 품에서 죽어갔고, 아프로디테는

슬픔과 괴로움에 빠지게 되었다.

 

이제까지 아프로디테에게 사랑이란 육체적 즐거움과

기쁨만을 주는 것이었으나, 아도니스의 죽음으로 사랑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감정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아프로디테의 분노로 탄생한 결과물인 아도니스에 대한

사랑과 그의 죽음은 아프로디테에게 괴로움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한 아프로디테는 앞으로는

누구라도 사랑을 하게 되면 기쁨, 즐거움 뿐만 아니라

괴로움과 고통도 함께 느끼도록 마법을 걸었는데,

그 마법의 효력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도니스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의 양면성

또는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한편, 아도니스가 죽어가면서 흘린 피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으니 그 꽃이 아네모네라고 한다.

아도니스의 허무한 죽음을 상징하듯 아네모네 꽃은

바람에 꽃잎이 쉽게 날릴 수 있는 연약한 꽃으로,

속절없는 사랑, 사랑의 괴로움 등의 꽃말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