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우리는 묘비명이 아닌 음악으로
위대한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를 기억한다."
음악에 관한 어떤 화려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불멸의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 - 1791년)의 묘비문이다.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주목할 만한 음악적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에 비록 35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음에도 클래식 음악사상 가장 재능이 뛰어난 천재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화려한 명성의 이면에는 어둠도
깔려 있으니, 신은 공평해서 한 사람에게 좋은 것만을
다 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모차르트는 말년에 가난과 병에 시달리며
죽은 자를 위한 진혼곡인 레퀴엠 작곡에 매달리다가
서른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가 미처 완성하지 못해 그의 제자가 마무리한
레퀴엠은, 결국 그 자신을 위한 진혼곡이 되고 말았다.
모짜르트는 여러 오페라가 성공을 거두면서 한때
적지 않은 수입을 올렸고, 콘스탄체와 결혼하면서
작곡에 대한 열정을 다할 수도 있었지만, 자유분방함은
억제하지 못했다.
부인 콘스탄체 역시 모짜르트가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계를 책임져 줄 만한 자질과 인성을 갖춘
여인은 아니었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울 때 파티와
도박과 내기 당구를 즐기는 등 방만한 생활과 사치로
많은 빚을 지게 되어, 모차르트가 죽었을 때는 장례식
비용 조차도 없을 만큼 궁핍했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빈 외곽에 위치한 성 마르크스
공동묘지에 이름도 모르는 12구의 다른 시신들과 함께
한 구덩이에 묻혔는데, 지금까지도 그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성 마르크스 묘지에는 천사상 기념비만
세워져 있다.
오늘날 빈의 중앙묘지 음악가 묘역에 조성되어 있는
모짜르트의 묘는 시신이 묻혀 있지 않은 가묘이다.
중앙묘지에는 모차르트의 가묘 뿐만 아니라 베토벤,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의 묘도 있다.
모차르트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그의 영원한 라이벌로
알려진 살리에르가 독살했다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작가 푸시킨이 쓴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그리고 이 희곡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아마데우스>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소문과는 달리, 당시의 상황은 궁정 악장으로
잘 나가던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질투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모차르트가 살리에르의 지위와 인기를 부러워하는
처지였다고 한다.
모차르트 사망의 직접적 원인은 발열과 발진을 동반한
급성 질환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단명한 것은 여섯 살 때부터 작고 불편한 마차를
타고 몇 년씩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여러
나라에 순회 연주 여행을 다니느라 몸이 허약해진 것도
원인이 되었을 것 같다.
모차르트처럼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곡을 창작한
음악가는 드물다.
그의 곡들은 쉽고 편안하게 들리면서도 최고의 음악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과 구별된다.
덕분에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음악을 콘서트 홀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의 OST와 상업광고의 BGM은 물론,
휴대폰 벨소리 등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모차르트 효과 (Mozart effect)’라는 이론이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활동이 촉진되어
지능이 향상된다는 이론으로, 1991년 프랑스의 의사
알프레드 토마티스가 처음 제기했으며, 199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프랜시스 라우셔 교수가 그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물론, '모차르트 효과'를 부정하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모차르트의 음악은 영재교육과 태교 음악, 힐링
음악 등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겠다.
* 영화 '쇼생크 탈출'의 OST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
https://www.youtube.com/watch?v=un7tf_iCGPA
*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OST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https://www.youtube.com/watch?v=lM4ESg0gzI0
*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OST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제 2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3y0esQe2BnI
* 필자가 휴대폰 벨소리로 사용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 터키 행진곡'
https://www.youtube.com/watch?v=MscO89GFP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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