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수수께끼의 대명사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의 비극

물아일체 2024. 1. 1. 00:00

"Happy New Year !"

 

그리스 신화 속의 괴물 스핑크스(Sphinx)는 사자의

몸에 독수리의 날개, 뱀의 꼬리를 하고 있으며,

얼굴은 아름다운 여자로 묘사된다.

 

스핑크스가 테베에 나타나게 된 것은 테베의 왕이자

오이디푸스의 생부인 라이오스 때문이었다.

그는 난잡한 여자관계로 제우스의 부인이자 가정과

결혼의 여신인 헤라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에 헤라는 라이오스 왕을 벌하기 위해 괴물

스핑크스를 테베로 보낸 것이다.

 

  

스핑크스는 테베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춰 세우고는 수수께끼를 내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그 사람을 잡아 먹었는데, 수수께끼가 어찌나 어려웠던지

아무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그래서 테베로 가려던 사람들은 전부 스핑크스에게

죽임을 당했고, 결국 테베는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시민들은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테베에서는 누구라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맞혀

괴물을 퇴치해 준다면 선대왕 라이오스가 피살되어

공석으로 있는 테베의 왕으로 추대하고, 라이오스 왕의

부인이었던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도 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이런 와중에 젊은 청년 오이디푸스가 우연히 스핑크스가

지키고 있는 길목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다는 소문을 듣고 실의에 빠져

그가 자라난 코린트를 떠나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떠돌던 중이었다.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모로의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

 

스핑크스는 여느 때처럼 오이디푸스를 멈춰 세우고는

수수께끼를 냈다.

"목소리는 하나인데 아침에는 다리가 넷, 낮에는 둘,

저녁에는 셋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받은 오이디푸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을 했다.

"그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아이일 때는 기어 다녀서

다리가 넷, 젊을 때는 걸어 다녀서 다리가 둘, 늙으면

지팡이를 짚으니 다리가 셋인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맞히자 스핑크스는 짐짓 놀랐다.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의 대화는 신화의 판본에 따라

번째와 세 번째 수수께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루의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에게 아직 두 개의 수수께끼가

더 남았다며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아침에는 길어졌다가 정오에는 짧아지고, 저녁에는

다시 길어졌다가 밤에는 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에도 오이디푸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정답을

외쳤다.

"그것은 그림자이다. 해의 움직임에 따라 아침과

저녁에는 그림자가 길어지지만 한낮에는 짧아지고

밤에는 그림자가 사라지지."

 

오이디푸스가 두 번째 수수께끼 마저 맞히자

스핑크스는 당황하며 세 번째 질문을 했다.

"여기 두 자매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낳는데,

이들은 누구인가?"

 

질문이 끝나자 이번에도 오이디푸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정답을 말했다.

"그것은 낮과 밤이다. 낮과 밤은 끊임없이 서로를

낳는다."

 

오이디푸스가 세 번째 수수께끼까지 모두 맞히자

자존심이 상한 스핑크스는 곧장 바위산 아래로 뛰어내려

죽었다.

 

이렇듯 스핑크스를 물리친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

되었고, 왕비 이오카스테가 자신의 생모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녀와 결혼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신탁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훗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괴로움에

스스로 자기 눈을 찔러 장님이 되었고,

자신과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난 안티고네의

부축을 받으며 테베를 떠났다.

이것이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의 비극으로 꼽히는

<오이디푸스> 이야기이다.

 

프랑스 화가 샤를 잘라베르의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대부분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들은 막강한 힘을

이용해 상대를 처치하는 데 반해, 스핑크스는 힘이 아니라

수수께끼로 인간을 괴롭힌다는 설정은 대단히 독특하다.

스핑크스가 이처럼 불가사의한 존재이다 보니 예술가들은

스핑크스를 소재로 한 다양한 그림과 조각 등의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스핑크스가 사람들에게 냈던 수수께끼 가운데

정답이 '인간'인 첫 번째의 질문은 인간이 과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괴물 같은 운명에 시달리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각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명작 속의 명문 / 오이디푸스 왕)

https://esrim21.tistory.com/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