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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신화 속 노아의 방주, 데우칼리온과 피라

물아일체 2023. 11. 23. 04:00

프티아 왕국의 왕인 데우칼리온은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이며, 그의 아내 피라는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 사이에 태어난 여인이다.

 

제우스는 인간들이 전쟁을 일삼고, 신을 섬기는 일을

소홀히 하자 인간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켜 인간들을 모두 몰살시키기로 작정했다.

 

 

그러자 자신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장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아는 능력을 지닌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계획을 눈치채고 아들 데우칼리온과 며느리인

피라에게 커다란 배를 만들어 대홍수에 대비하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평소 신실했던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피라는

프로메테우스의 조언으로 미리 큰 배를 만든 뒤

모든 동물들을 한 쌍씩 모아 배에 태웠다.

 

 

이윽고 홍수가 시작되고 세상이 모두 물에 잠기자

배는 9일 밤낮을 표류하다가 그리스 중부에 위치한

파르나소스 산 정상에 도착했다.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배에서 내려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고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이 세상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정의와 율법의 여신인 테미스의 신전을 찾아가

이 세상을 다시 인간들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테미스 여신은 인간을 재창조할 수 있는

방책으로, "어머니의 뼈를 등 뒤로 던지라"는 애매모호한

신탁을 내려주었다. 

 

 

하지만 지혜로운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인 데우칼리온은

대지가 곧 어머니요, 돌은 어머니의 뼈일 수 있다고

생각해 아내인 피라와 함께 땅에서 돌을 주어 등 뒤로

던졌다.

 

그러자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멩이는 남자가 되었고,

피라가 던진 돌멩이는 여자가 되어 대지 위에 다시

인간이 생겨나게 되였다.

 

그 아들이 바로 헬렌(Hellen)인데, 그는 그리스 여러

부족의 시조가 되었기 때문에 '헬렌의 후손'이라는 뜻을

지닌 헬레네스(Hellenes)는 그리스 민족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으며, 헬라스(Hellas)는 헬렌이 사는 땅,

즉 그리스 국토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또한, 그리스인들이 자기 나라를 표기할 때 사용하는

Hellenic Republic과 그리스 문화를 뜻하는 헬레니즘

(Hellenism)이라는 단어 역시 헬렌에서 유래한 것이다. 

 

인간이 타락하거나 범죄에 물들면 신이 대홍수를 일으켜

벌을 준다는 설정은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신화와 전설

등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약성경 창세기 6장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이지만, 그 보다 훨씬 오래 전 중동지역 수메르

문명에서 전해오는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대홍수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고구려 건국 신화에서도 주몽이 하늘의 힘을

빌려 대홍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고향 동부여를 떠나 졸본 비류국에 도착한 주몽은

비류국의 송양왕과 영토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이때 주몽은 자신이 상제의 자손임을 증명하고자

7일 동안 계속 비를 내리게 해 비류국을 홍수에

휩쓸리게 만들었고, 송양왕은 결국 나라를 주몽에게

넘겨주었다고 한다.

고대 중국에서도 옥황상제가 성질 나쁜 인간을 벌하고자

대홍수를 일으켰는데, 사람들이 다 죽고 선량한 오누이

두 사람만 살아남게 되었다는 신화가 전해온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나 전설에서 대홍수라는

천재지변은 악한 인간을 응징하는 좋은 도구였다.

이는 평소 덕을 쌓고 착한 일을 해야만 모든 사람이

죽는 대홍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