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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트로이 전쟁과 아가멤논의 최후

물아일체 2023. 11. 9. 04:00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바쳐지는 황금사과를 놓고

다투던 세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그 결정권을 트로이의 왕자이자 카산드라의 오빠인

파리스에게 맡겼다.

 

황금사과의 주인을 뽑는 트로이 왕자 파리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자기에게 황금 사과를 준다면

파리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부인으로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 사과를 주었다.

 

그 후 스파르타를 방문한 파리스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도움을 받아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우스의 아름다운 부인

헬레네와 사랑에 빠졌고, 그녀와 함께 트로이로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였다.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향하는 파리스 왕자

 

졸지에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우스는

자신의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아가멤논은 그리스 각 도시국가의 왕과 영웅들에게

헬레네를 다시 찾아오기 위한 트로이와의 전쟁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자신은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이

되었다.

 

그런데, 그리스군이 트로이로 출항하기 전에 아가멤논은

사냥을 하던 중  아르테미스 여신을 모독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에 화가 난 아르테미스 여신은 그리스군에 

전염병을 퍼뜨리고, 바람이 불지 않게 만들어 배들이

움직이지 못 하게 되었다.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 여신을 달래기 위해 예언자 

칼키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기 딸 이피게네이아를

산제물로 바쳤다. 

아가멤논의 이런 행동은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원한을 사 훗날 죽임을 당하는 한 요인이 되었다.

 

딸 이피케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는 아가멤논

 

어려운 출항 과정을 겪은 뒤 그리스 연합군 함대는

트로이에 도착했고 전쟁은 시작되었다.

올림푸스의 신들까지도 그리스편과 트로이편으로

나뉘어 길고도 힘든 전쟁이 지속된 지 1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리스연합군은 오디세우스가 아이디어를 낸

목마를 이용해 트로이를 함락했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는 계기가 된 트로이 목마

 

그러나 그리스의 승리로 트로이 전쟁은 끝이 났지만,

아가멤논에게 닥칠 운명의 비극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아가멤논은 트로이의 공주이자 파리스 왕자의 여동생인

카산드라를 전리품으로 차지해 고향인 미케네로 향했다.

아가멤논은 카산드라를 예뻐했고, 미케네에 도착할 때쯤

카산드라는 이미 아가멤논의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

 

아가멤논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가멤논과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무도 카산드라의 예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는 카산드라가 아폴론 신에게서 예언능력을 받았지만,

자신을 범하려던 아폴론을 거부하는 바람에 그녀가

말하는 어떤 예언도 사람들이 믿지 않도록 아폴론이

그녀의 말에서 설득력을 빼앗는 벌을 내렸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을 죽이려는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

 

아가멤논은 10년 만에 미케네로 돌아왔지만 카산드라의

예언처럼 아내인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카산드라와 함께 

살해당했고, 이들 사이에서 테어난 두 아들 역시 죽임을

당했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 초기에

딸 이피게네이아를 산제물로 바친 죄, 카산드라를

데려와 자신을 모욕한 죄로 인해 마땅히 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이런 주장은 명분이었을 뿐,

남편 살인을 공모하고 충동질한 것은 아가멤논이 전쟁에

참가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에 그녀와 바람이 난 정부

(情夫) 아이기스토스였다.

 

미케네 왕국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와 딸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인

아이기스토스를 살해한 것이다.

 

이처럼 아가멤논 집안의 비극은 그리스 신화 가운데

비극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오이디푸스 집안의

비극에 못지않게 되었다.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살해하는 아들 오레스테스와 딸 엘렉트라

 

친어머니를 죽인 아들 오레스테스와 딸 엘렉트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델포이 신전에서 아폴론으로부터

살인죄에 대한 정화를 받았다.

 

사회 질서와 부권(父權)을 중시한 아폴론은 미케네의

왕이자 남편인 아가멤논을 죽인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죄를 모친을 살해한 자식들의 죄보다 무겁게 여겼던

셈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사회의 가부장제 의식이 신화에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대비되는

개념인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아들이 어머니에 대해 갖는

복잡한 심리를 대변한다면,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딸이 아버지에 대해 갖는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심리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