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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 미녀 헬레네와 트로이 전쟁

물아일체 2023. 5. 22. 04:00

헬레네는 제우스와 인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훗날 트로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헬레네는

인간이 낳은 여인 가운데 가장 아름다웠다고 한다.

 

 

헬레네가 처녀로 성장하자 그리스 전역에서 많은

구혼자들이 몰려왔다.

그 중에는 오디세우스와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오스도 있었다.

 

헬레네의 계부이자 스파르타의 왕인 틴다레우스는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사위로 뽑으면 나머지 구혼자들이

질투심 때문에 서로 다투게 될 것이 두려워 선뜻

사윗감을 고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구혼자 가운데

한 사람인 꾀 많은 오디세우스가 그 해결책을 귀띔해

주었다.


그 해결책이란 구혼자들 중 누가 헬레네의 남편으로

선택이 되든 나머지 구혼자들은 승복하고, 누군가가

이들의 결혼생활을 방해할 경우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싸우도록 서약을 시키는 것이었다.

 

이 서약은 훗날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따라

트로이로 도망을 갔을 때 그리스 연합군을 구성하는

근거가 된다.

 

틴다레우스는 오디세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구혼자들로부터 서약을 받아낸 뒤, 헬레네의 남편이자

자신의 사위로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동생인

메넬라오스를 선택했다.

 

이로써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의 남편이 되었으며,

얼마 후 아들이 없는 장인 틴다레우스가 죽자

스파르타의 왕위를 물려받아 헬레네와 함께

딸까지 낳으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넬라오스가 잠시 스파르타를 떠나

있을 때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를 방문해

아름다운 헬레네를 만나게 되었다.

 

 

파리스와 헬레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첫눈에 서로 반하게 되었고, 헬레네는

파리스를 따라 트로이로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게

된다.

 

헬레네가 파리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은 파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자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아들 에로스로 하여금 헬레네의 가슴에 사랑의

금 화살을 쏘았기 때문이다.

 

 

외유에서 돌아와 자신의 아내 헬레네가 파리스와 함께

트로이로 도망간 사실을 알게 된 메넬라오스는 예전에

헬레네에게 구혼을 했던 그리스의 여러 왕족과

영웅들에게 서약했던 내용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해서 메넬라오스의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을

총사령관으로 하는 거대한 그리스 연합군이 결성되고,

트로이 원정에 나서게 되니 바야흐로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올림포스의 신들마저 편을 나누어 참여한 10년 동안의

긴 공방 끝에 전쟁은 목마를 이용한 그리스 연합군의

승리 즉, 트로이의 멸망으로 끝이 났다.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던 트로이를 멸망시키고,

무수한 영웅들과 병사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트로이

전쟁은 이처럼 헬레네와 파리스의 사랑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헬레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전쟁에서 죽고

전쟁이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나자 본래의 남편이었던

메넬라오스를 따라 스파르타로 다시 돌아갔다.

 

스파르타에서 메넬라오스와 아이까지 낳고 잘 살다가

처음 본 파리스를 따라 트로이로 도망을 친 일도

그러하거니와, 트로이에서 또 다시 파리스와 아이까지

낳으며 십 년 동안이나 살다가 파리스가 죽고 트로이가

멸망하자 전 남편인 메넬라오스를 따라 스파르타로

돌아가 잘 살았다는 헬레네의 이야기는 비록 신화이지만

허망한 느낌이 든다.

 

물론, 헬레네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비난이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헬레네가 가족과 스파르타를 저버린 원인은 에로스의

금 화살을 맞은 때문으로,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인간이 어떤 감정이나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원인을 신의 탓으로 돌리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의식이 신화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과 트로이의 멸망을 계기로 그리스에서는

신화와 영웅들의 시대가 점차 종말을 고하고, 인간

중심의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또한, 트로이의 왕족이자 전쟁 영웅인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가 멸망하자 가족과 트로이 유민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 건국 신화의 출발점이 되어

트로이 문명과 로마 문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17세기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베르니니의 작품 '아버지를 안고 트로이를 탈출하는 아이네이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