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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공자와 안회의 '단사표음(簞食瓢飮)'

물아일체 2023. 8. 21. 04:00

공자가 말하였다.

“어질도다, 안회여. 대그릇의 밥 한 그릇을 먹고

표주박의 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누추한 곳에 살면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일단사 일표음 재누항)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어 내지 못하거늘,

안회는 즐거움을 잃지 않는구나. 어질도다, 안회여.”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유래한

'단사표음(簞食瓢飮)'은 '대그릇의 밥 한 그릇과

표주박의 물 한 모금'이라는 뜻으로, 아주 소박하고

청빈한 생활을 비유하는 말이다.

 

 

안회는 평생 지게미조차 배불리 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여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했지만,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학문에 힘썼다.

그런 안회를 보고 공자는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거친 밥을 먹고 물 마시고 팔베개를 하고 누웠어도

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

의롭지 않은 부귀를 누리는 것은 나에겐 뜬구름과 같다."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의)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빈곤을 걱정하지 않는다."

君子憂道 不憂貧 (군자우도 불우빈)

 

역시 공자가 말한 문장들이다. 

공자 또한 안회처럼 안빈낙도의 청빈한 생활을

즐겼기에 그가 안회를 좋아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자신의 학통을 이을 제자로 안회를 생각할

만큼 안회를 아꼈으나, 안회는 서른 두 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공자는 68세가 되어 12년 동안이나 계속하던

주유천하의 유랑생활을 끝낸 뒤 노나라로 돌아와 

공자학원을 세웠고, 73세에 죽을 때까지 교육에

전념했다.

 

공자에게는 3천 명의 제자가 있었으며, 육예(六藝)

정통한 제자만 해도 77명이나 되었는데, 그 가운데

공자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던 제자가 안회였다.

 

공자가 많은 제자 가운데 안회를 특히 좋아한 것은

그의 청빈한 생활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회가 호학, 

불천노, 불이과 (好學, 不遷怒不貳過), 즉 학문을

좋아하고, 화가 나도 남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으며, 

똑같은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자는 말한 적이 있다.

 

 

知足者 貧賤亦樂   (지족자 빈천역락)

不知足者 富貴亦憂 (부지족자 부귀역우)

만족할 줄을 아는 사람은 빈천해도 즐겁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귀해도 근심에 빠진다.

 

大廈千間  夜臥八尺  (대하천간 야와팔척)

良田萬頃  日食二升  (양전만경 일식이승)

천 칸의 큰 집에 살더라도 잘 때는 여덟 자면

충분하고,

좋은 밭이 만 이랑이나 있어도 하루 두 되면 

먹기에 넉넉하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대장동, 백현동, 50억 클럽같은 수 십억, 수 백억,

수 천억 원이 얽힌 사건들이 일 년도 넘게

수사가 이어지며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 뉴스로 전해지고 있다.

 

소시민들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할 큰 돈이 얽힌

이런 사건들 앞에서 '단사표음'의 청빈함은 그 빛을

잃게 된다.

 

 

가진 게 적어도 남들과 나누며 살아가는 삶이 있는가 

하면, 많은 재산에도 더 많은 것을 탐하다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도 있다.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같은 조건과 환경하에서도

행복과 불행을 가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