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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노숙과 여몽의 '괄목상대(刮目相對)'

물아일체 2023. 7. 24. 04:00

 

여몽은 중국 후한 말 삼국시대 오()왕 손권 휘하의 

장수이다.

그는 주유와 노숙의 뒤를 이어 오나라 대도독이

되었으며,  관우가 지키던 형주를 빼앗은 장수로

유명하다.

 

그는 집안이 가난하여 어려서부터 오로지 무술에만

힘을 쏟았을 뿐, 글공부는 한 적이 없어 주변으로부터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 여몽이 주군인 손권으로부터 공부 좀 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전장에 나가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학문에 정진해 그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어느 날 대도독이 된 노숙이 여몽의 군영을 지나게

되었다.

노숙은 마음속으로 여몽을 여전히 경시하고 있었는데,

측근 한 사람이 노숙에게 말했다.

“여몽 장군의 공명이 나날이 빛나고 있으니 이제

함부로 대하면 안 됩니다. 한번 가서 만나보는 게

좋겠습니다.”

 

노숙은 여몽을 찾아가 연회의 자리를 가졌다.

술자리가 한창일 때 여몽이 노숙에게 물었다.

“대도독께서는 중임을 받아 관우와 이웃하게 되었는데,

어떤 계략으로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하고 계십니까?”

 

노숙은 예상하지 못한 여몽의 수준 높은 질문을 받자

엉겁결에 대답했다.

“때에 임하여 적당한 방법을 택할 것이오.”

 

그러자 여몽이 다시 말했다.

“지금 동오()와 파촉()은 한 집안이지만, 관우는

사실 곰이나 호랑이 같은 사람입니다.

계획을 어찌 미리 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는 노숙에게 자신이 생각한 다섯 가지 계책을

설명했다.

그러자 노숙은 여몽이 크게 박식해진 것에 깜짝 놀라

가까이 다가가서 그의 등을 두드리며 칭찬했다.

“나는 이제껏 그대가 무술만 아는 줄 알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그대의 학문이 뛰어난 것이 이미 옛날의

여몽 장군이 아니구려.”

 

이에 여몽이 말했다.

“선비는 모름지기 사흘을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 사별삼일 즉당괄목상대)  

 

이 일화에서 유래한 '괄목상대(刮目相對)'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본다'는 뜻으로

얼마 동안 안 본 사이에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 만큼 

향상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후 노숙은 여몽의 능력을 인정했고, 여몽과 친분을

돈독히 하였으며, 손권에게 자신의 후임 대도독으로

여몽을 천거하였다.

 

그런데 여몽은 노숙과 생각이 달랐다.

노숙은 손권과 유비의 동맹관계를 통해 조조를

견제하려고 한 반면, 여몽은 노숙과 달리 유비의

촉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는 형주 땅을 차지하고 있는 관우와는 언젠가는

싸워야 함을 예상하고 몰래 계책을 세웠으며,

손권에게 형주를 빼앗아야 한다고 자주 건의했다.

 

 

219년, 촉의 유비가 한중 전투에서 위나라 조조에게

승리하자, 형주를 지키던 관우는 여몽이 병이 들어

건업으로 귀환했다는 소문을 믿고 형주를 거의

비워놓은 채 위나라 장수 조인이 지키고 있는 번성으로

쳐들어 갔다.

 

그런데 이는 여몽이 거짓으로 퍼뜨린 헛소문이었다.

형주 탈환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여몽은

관우가 성을 비우자 정예병을 이끌고 형주를 공격해

점령해 버렸다.

 

번성 전투 중 형주성이 오군에 의해 점령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관우는 회군하여 형주성을 탈환하고자

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여몽의 군대에 붙잡혀 아들

관평과 함께 처형 당했다.

이로써 손권은 마침내 형주를 차지하게 되었다.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에서는 여몽이 죽은 관우의

혼령에 의해 죽었다고 묘사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여몽은 42세에 병사했다. 

 

진수는 정사 삼국지에서 여몽이 용맹하면서도 지략에

능하였으니, 무장으로서 그만한 인물은 없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판은 불법과 부정, 가짜뉴스와

괴담 등으로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

국민을 통합하고 희망을 주어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데 여념이 없다.

 

부디 정치인들은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로 국민들이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해 본다.

아울러, 국민들 또한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 내년 4월

총선에서는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