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리를 듣고 나를 알아주는 친구, 즉 마음까지
통하는 친구를 뜻하는 '지음지교(知音之交)'는 깊은
우정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고사성어로, '백아절현
(伯牙絶絃)'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대부인 백아는 원래
초나라 출신으로 거문고 연주의 명인이었다.
어느 날 백아는 고국인 초나라에 사신으로 왔다가
모처럼 자신의 고향에 들러 소나무 밑에서 거문고를
타기 시작했다.
그때 마침 근처에서 쉬고 있던 나무꾼인 종자기가
거문고 소리를 듣게 된다.
종자기는 백아가 높은 산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연주하자
"그 소리가 마치 높은 산과 같구나.(高山)"라며 칭찬했다.
이번에는 백아가 강물을 떠 올리며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는 "그 소리가 흐르는 강물과 같구나.(流水)"라며
칭찬을 했다.
이처럼 종자기가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표현했던
'고산유수(高山流水)' 역시 '지음지교'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자기의 가치를 알아주는
참다운 친구를 비유하는 고사성어가 되었다.
백아는 자신의 거문고 소리에 담긴 뜻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것이 너무 기뻐 나무꾼인 종자기와
신분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의형제를 맺고,
다음 해에 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한 뒤 헤어졌다.
그러나 다음 해 백아가 종자기를 찾아갔을 때
종자기는 이미 병으로 죽고 없었다.
이에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 거문고 연주를 한 백아는
"이제 더 이상 나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며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렸고,
그 후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백아절현'은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벗을 잃은 슬픔을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人生得一知己 死而無憾 (인생득일지기 사이무감)
살면서 나를 진정 알아 주는 친구 한 명만 얻을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친구와의 돈독한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말해주는 문장이다.
권세와 이익을 좇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각박한 현실에서 자신의 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의 삶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찾는 것 보다
자신이 먼저 친구의 마음까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송나라 양공의 '송양지인(宋襄之仁)' (2) | 2023.02.02 |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맹자와 양혜왕의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0) | 2023.01.19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순우곤의 '주극생란(酒極生亂)'과 '견토지쟁(犬兎之爭)' (2) | 2022.12.02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와 '차도살인(借刀殺人)' (0) | 2022.10.14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삼국지 조조와 '망매해갈(望梅解渴)' (0) | 2022.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