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로마 군인들에게 붙잡힐 때 그를 따르던
제자들 대부분은 예수를 부정하거나 도망을 갔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 소식이 전해지자 제자들은
다시 모였고, 대중들에게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그들의 헌신적인 선교활동과 순교를 통해 기독교는
로마제국에서 공인되었고, 결국에는 국교로 인정되었으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화가들은 예수의 제자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종교화를
그림으로써 자신의 신앙심을 표현하는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모르던 시절 문맹자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1) 페에트로 페루지노의
<천국의 열쇠를 받는 성 베드로>
이 그림은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에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이다.
베드로(St. Peter)는 무릎을 꿇고 한 손을 가슴에
얹은 겸손한 자세로 예수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고 있다.
이로써 베드로는 제 1대 교황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천국의 열쇠는 교황의 상징이 되었다.
베드로의 원래 이름은 시몬이었으며, '베드로'라는
이름은 훗날 예수가 지어준 것이다.
그림 속 예수와 베드로는 그림의 정 중앙에 위치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양 옆에 열두 제자와 당대인들이
서 있는데, 왼쪽에서 네 번째의 얼굴색이 유난히
시커멓게 그려진 사람이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이다.
(2) 카라바조의 <베드로의 거꾸로 된 십자가 처형>
예수 승천 후 베드로는 예수를 대신해 교회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었으며, 로마에서 복음을 전파하던 중
투옥되었다.
로마의 감옥에 갇혀서도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던 베드로는 사형 집행의 순간이 다가오자 자신은
예수와 같은 자세로 십자가에 매달릴 수 없다며
로마 병사에게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아 줄 것을
부탁했고, 그런 자세로 순교했다.
그 후 거꾸로 된 십자가는 베드로의 상징이 되었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아래 그의 무덤이 있다고
전해진다.
(3) 카라바조의 <의심하는 도마>
이 그림은 요한복음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도마(St. Thomas)는 부활한 예수가 처형을 당할 때
생긴 옆구리의 상처에 굳이 손가락을 집어넣으면서도
눈으로는 예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그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당황스러움, 미안함 등의
미묘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카라바조는 등장인물 외에 모든 배경을 생략하고
검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머리를 모두
한 곳에 모은 구도와 예수의 상처에 집중된 시선을
통해 관람자들의 시선을 도마의 손가락으로 이끌고
있다
예수가 로마 병사들에게 사로잡혔을 때 도마는
다른 제자들과 같이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었다.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사흘 뒤 부활했다는
소식을 들은 도마는 "내 눈으로 그 분의 손목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또 내 손을 그 분의 옆구리 상처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여드레가 지나고 사도들이 모두 모여 있을 때
부활한 예수가 도마 앞에 나타나 자신의 몸에 난
상처 자국을 보여주었다.
예수의 몸에 난 상처를 확인한 도마는 그 자리에서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4)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도마의 순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인도로 간 도마는 왕실의 궁전을
짓는 목수 일을 하면서 왕궁 건축기금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다 써버렸고, 왕의 노여움을 사 투옥되기도 했다.
이러한 유래로 도마는 건축가와 목수의 수호성인으로
추앙 받게 되었다.
도마는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창에 찔려
순교했으며, 루벤스는 그 순교의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다.
(5) 엘 그레코의 <사도 요한과 성 프란체스코>.
사도 요한(St. John)과 성 프란체스코(St. Francesco)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 것처럼 연출된 그림이다.
길게 늘어진 두 인물은 기이한 분위기의 구름과
하늘을 배경으로 서서 막연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왼쪽에 파랑과 빨강의 강렬한 원색 옷을 입은 사람은
사도 요한이다.
그는 이교도 신의 신전에 제물을 바치는 일을 거부하여
독약을 마시는 형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가 신심을 다해 기도하자 잔에서 독약이
뱀으로 변해 기어 나왔고, 그로 인해 무사할 수
있었다.
요한의 손에 들린 독배에는 서양인들이 상상하는
악마의 형상인 용이 뱀 대신 그려져 있다.
사도 요한은 예수가 가장 사랑한 제자로 알려져 있으며,
4복음서 중의 하나인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 등을
남겼다.
사도 요한은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유일하게
순교하지 않고 장수해 90살의 나이로 임종했으며,
예수 처형 후 성모 마리아를 모셨다.
그림의 오른쪽 인물은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창시자
성 프란체스코이다.
그는 부모로부터 많은 유산을 상속받아 부족함이
없었으나,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하나님의 뜻을
실천했다.
그는 어느 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생긴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가슴의 다섯 상처(오상)를
직접 체험하는 환시를 겪었다고 한다.
그림 속 프란체스코의 손과 발에 그 상처가 보인다.
(6) 알브레히트 뒤러의 <대 야고보의 순교>
대 야고보(St. James, Santiago)는 동생인 사도 요한과
갈릴래아에서 어부 일을 하다가 예수를 만났으며,
열두 제자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한 사람이 되었다.
대 야고보는 당시 로마의 속국인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유대인 헤로데 아그리바 왕의 명령으로 참수당했다.
그의 유해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장되었다.
그 후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세계적인 순례길이 되었고,
대 야고보는 스페인의 수호 성인으로 모셔지게 되었다.
조가비와 순례자 지팡이, 표주박 등은 대 야고보의
상징이다.
(7) 마티아 프레티의 <성 안드레아의 처형>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St. Andrea)는 소아시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중 그리스에서 X자형 십자가에
이틀 동안 매달려 고통을 당하다가 순교했는데,
그 후 X자형 십자가를 '성 안드레아의 십자가'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림에서 한 천사는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천사는 안드레아의 머리에
금장식의 관(冠)을 씌워주려 하고 있다.
성 안드레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는 스코틀랜드의
국기에는 X자형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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