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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명화 이야기 / 수잔나

물아일체 2022. 10. 21. 06:40

수잔나 이야기는 다니엘서 13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론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바빌론 유수 때의 일이다.

 

수잔나는 하나님을 믿는 행실이 올바르고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며, 남편인 요아킴은 부유하고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 그의 집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마을의 두 늙은 장로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수산나의 미모에 반해 음욕을 품었고,

어느 더운 여름날, 집 정원에 목욕하러 나온 수잔나를

몰래 훔쳐보다가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수잔나가 강하게 거부하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하인들이 달려 나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늙은 장로들의 음모로 수잔나는 간통죄를

뒤집어쓰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이때 예언자 다니엘이 나타나 그녀의 결백을 밝히고,

거짓 증언으로 죄 없는 여인을 죽이려 했던 장로들이

오히려 처형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 틴토레토의 수잔나 >

 

 

틴토레토는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마무리 짓고

바로크 회화의 기초를 다진 베네치아 출신의 화가이다.

틴토레토는 수잔나가 옷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근 채

거울을 보며 목욕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그림 아래쪽 왼편 담장 너머의 붉은 옷을 입고

대머리에 수염을 기른 노인은 쭈그리고 앉아

수잔나를 엿보려 하고 있다.

담장 뒤쪽에도 노인 한 명이 수잔나를 훔쳐보며

관음증적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틴토레토의 그림은 마치 수잔나가 남자들을

유혹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수잔나의 풍만한 몸을 감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은 느낌 마저 들게 한다.

 

              < 아르테미시아의 수잔나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 화가이다.

                                                                     

아르테미시아는 틴토레토의 그림과는 달리 두 늙은 장로

앞에서 벌거벗고 앉아 고통스러워 하는 수잔나의 모습을

그렸다.

옷을 입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사악한 두 장로들의

모습과 벌거벗은 채로 그들 아래서 괴로워하는 수잔나의

거부의 몸짓이 애처롭게 표현되었다.

 

                 < 귀도 레니의 수잔나 >

  

 

16 - 17세기 바로크시대 이탈리아의 화가 귀도 레니의

그림이다.

수잔나가 어둠을 배경으로 밝게 표현되어 있다.

수잔나는 머리를 뒤로 돌리고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공포에 떨고 있다.

수잔나의 젊고 아름다운 몸매와 어둡고 음탕한

장로들의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 렘브란트의 수잔나 >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렘브란트는 17세기 네덜란드의

대표 화가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은 수잔나의 몸 보다 늙은 남자들의

욕망과 위선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제 막 옷이 다 벗겨지려고 하는 수잔나는 관람자를

향해 구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렘브란트가 활동하던 시기의 네덜란드는 신교와 전통

카톨릭 구교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렘브란트의 수잔나 그림은 신교도였던 렘브란트가

부패하고 위선적인 당시 카톨릭 구교에 보내는 상징적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수잔나는 구교의 만행에

희생당하는 신교도 민중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