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장량 4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범려와 한신의 '토사구팽(兎死狗烹)'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쓰다가 효용성이 없어지면 야박하게 내팽개치는 경우를 빗대어 말하는 고사성어이다. 토사구팽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권력의 비정한 속성을 보여준다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의 마지막 패권 다툼인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드라마틱한 복수극의 전개 과정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로 표현되고 있다. 오(吳)와 월(越), 두 나라의 50년 가까운 혈전은 마침내 월왕 구천이 승리하고, 오왕 부차가 자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처럼 월나라가 승리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월왕 구천의 책사 범려였다. 그러나 범려는 나라의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자객 형가와 '방약무인(傍若無人)'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끝내고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이룬 진(秦)나라 왕 영정(시황제)을 암살하고자 했던 사람은 모두 세 명이 있었다. 그들은 형가와 그의 친구 고점리, 그리고 훗날 한 고조 유방의 책사가 되는 장량(자방)이다. 형가는 위나라 출신의 자객으로, 연나라에서 술주정뱅이처럼 저잣거리를 전전하다가 축(거문고와 비슷하게 생긴 현악기)을 타는 고점리와 친해졌다. 그들은 고점리가 축을 타면 형가는 그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함께 노래하며 즐기다가 얼마 후 서로 붙잡고 울곤 했다. 사마천이 쓴 역사서 '사기(史記) 자객열전' 형가편에서는 이 장면을 '방약무인(傍若無人)', 즉 형가와 고점리가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 자유분방하게 행동했다고 표현했는데, 여기서 '방약무인' 고서성어가 유래했다. '방약무인'..

일급 참모의 대명사 장량(자방)의 일생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진 참모를 장자방이라 부르는 것은 장량에게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장자방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최고의 참모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되다시피 했고,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곁에 장자방 같은 인물을 두고 싶어 한다. 장량은 전국시대 한(韓)나라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자방은 그의 자(字)이다. 유방의 책사가 된 장량은 개개의 전투가 아니라 전체 판도를 움직여 전쟁에서 승리하는 큰 그림을 그렸으며, 유방이 항우를 누르고 천하통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해 대장군 한신, 행정과 군수를 담당했던 소하와 함께 서한삼걸로 일컬어진다. 한(漢) 고조 유방은 장량에 대해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량은 초한전쟁 기간 중에 유방과 오랜 시간 같이..

클래식 단상 2018.10.02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려라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갖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조언이다. 빅 픽처(Big picture), 큰 그림은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건축가의 설계도면과 같고, 탐험가의 지도와 같다고 하겠다.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수가 바둑을 둘 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이나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 픽처'가 출간된 이후 큰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요즈음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친숙한 표현이 되었으며, ..

클래식 단상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