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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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 8

12.3 비상계엄, 천우신조(天佑神助)? 천추(千秋)의 한(恨)?

하늘이 돕고 신이 돕는다는 의미의 천우신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성사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는 경우에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에 반해 천추의 한은 천 년을 품을 만큼 가슴에 맺힌 억울하거나 후회되는 일을 뜻한다.  천우신조와 천추의 한은 별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같은 일을 두고 당사자 가운데 한 쪽은 천우신조였다며 고마워하는 반면, 다른 쪽은 천추의 한으로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鴻門之宴 (홍문지연) > 홍문의 연회는 중국의 역사를 바꾼 술자리로, 초한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자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단숨에 격파한 뒤 함양에서 멀지 않은 홍문에 주둔했다.  초나라 회왕이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

클래식 단상 09:04:47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대장군 한신의 책사 괴통의 '척구폐요(跖狗吠堯)'

'척구폐요(跖狗吠堯 발바닥 척, 개 구, 짖을 폐, 요임금 요)'란 '도척의 개는 성군인 요임금을 보고도 짖는다'는 뜻으로, 개는 자기가 섬기는 주인에게만 충성을 다한다는 의미이다. '도척의 개'라는 뜻의 '도척지견((盜跖之犬)' 또한 '척구폐요'와 같은 의미의 사자성어인데, 자기에게 도움을 주거나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맹종하는 사람을 빗댄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도척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백성을 유린하고 약탈을 일삼으며, 인육으로 회를 뜰 정도로 잔인해 악명이 높았던 도둑이다. 한나라 무제 때 사마천이 쓴 역사서 에 나오는 일화이다. 초한전쟁에서 유방이 항우를 무찌르고 천하를 통일한 뒤, 개국공신의 한 사람인 한신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첩보가 있었다. 이에 유방은 즉시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항우와 두목의 '권토중래(捲土重來)'

BC 202년, 유방과 천하를 다투던 초패왕 항우가 최후 결전인 해하전투에서 패하여 도주하다가 오강에 이르렀다. 오강은 지금의 안휘성 화현 동북쪽, 양자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항우가 오강까지 쫓겨 왔을 때 오강의 정장은 배를 준비해 놓고 항우에게 "강동 땅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십만 인구가 살고 있으므로 충분히 나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어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십시오."라고 말하며 강동으로 돌아가 재기할 것을 권했다. 강동은 항우가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군사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장의 말에 항우는 "내가 오래 전에 강동의 젊은이 8천 명을 데리고 이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했는데, 지금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의 부형(父兄)을 대할 수 있겠는가?"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항우와 한생의 '목후이관(沐猴而冠)'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秦)나라는 시황제가 죽은 뒤, 진승 오광의 난을 계기로 진나라의 포악한 정치에 항거하는 반란이 도처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났다. 항우는 숙부 항량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초나라를 세우고 회왕을 옹립했는데, 회왕은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다고 했다. 항우가 거록에서 진나라 군대와 맞서 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은 군대를 이끌고 관중을 향해 나아갔고, 항우에 앞서 함양에 입성하게 되었다. 유방은 궁 안에 있는 엄청난 재물과 미녀들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번쾌와 장량의 조언을 받아들여 궁궐을 온전히 보존한 채 함양에서 군대를 철수해 인근 패상에 주둔했다. 한편, 거록에서 진나라 군대를 크게 무찌른 항우는 서둘러 관중으로 향했다. 그러나 ..

고전에서 배운다 / 항우와 유방, 윤석열과 이재명

이재명과 윤석열 두 유력 대권 후보가 건곤일척의 일합을 겨루는 대선이 오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국민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의 피 말리는 대권 경쟁을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역사적 장면이 있다.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나라가 기울고 한나라가 새로운 왕조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투었던 항우와 유방의 초한전쟁이 그것이다. 출신부터 성격까지 판이하게 달랐던 초한전쟁의 두 주역 항우와 유방의 모습에 2022년 대선 정국을 달구고 있는 윤석열과 이재명 두 후보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투영된다. 유방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제대로 된 이름 조차 갖지 못했던 흙수저였다. '유방'이라는 이름은 황제가 된 이후에 붙여진 것이며, 그..

일급 참모의 대명사 장량(자방)의 일생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진 참모를 장자방이라 부르는 것은 장량에게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장자방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최고의 참모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되다시피 했고,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곁에 장자방 같은 인물을 두고 싶어 한다. 장량은 전국시대 한(韓)나라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자방은 그의 자(字)이다. 유방의 책사가 된 장량은 개개의 전투가 아니라 전체 판도를 움직여 전쟁에서 승리하는 큰 그림을 그렸으며, 유방이 항우를 누르고 천하통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해 대장군 한신, 행정과 군수를 담당했던 소하와 함께 서한삼걸로 일컬어진다. 한(漢) 고조 유방은 장량에 대해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량은 초한전쟁 기간 중에 유방과 오랜 시간 같이..

클래식 단상 2018.10.02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려라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갖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조언이다. 빅 픽처(Big picture), 큰 그림은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건축가의 설계도면과 같고, 탐험가의 지도와 같다고 하겠다.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수가 바둑을 둘 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이나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 픽처'가 출간된 이후 큰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요즈음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친숙한 표현이 되었으며, ..

클래식 단상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