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이야기 / 피터르 브뤼헐의 풍속화

피터르 브뤼헐은 16세기 플랑드르 르네상스의

대표적 화가이다.

브뤼헐은 처음에는 속담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고,

후에 네덜란드에 대한 스페인의 억압을 극적으로

표현하였으며, 농민 생활을 애정과 유머를 담아서

사실적으로 표현해 '농민의 브뤼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브뤼헐 이전 시대에는 일상을 주제로 한 그림이나

귀족이 아닌 서민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브뤼헐은 보통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

눈을 돌렸다.

일반인들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을 풍속화라 부르는데,

브뤼헐은 풍속화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 농부의 결혼식 >

 

 

격식 없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을 꾸밈없이

담아낸 이 작품은 16세기 네덜란드 농민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신부는 화면 중앙 쪽에 짙은 초록색의 휘장이 있는

쪽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다. 

그러나 신랑은 누구인지, 어디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작품의 중앙에는 결혼식을 풍요롭게 만드는

음식을 나르는 인부들과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 바벨탑 >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에 관한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그림을 보면 한가운데에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바벨탑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그 뒤로 당대 세계 최대의 도시였던 바빌론의

시가지가 펼쳐져 있다.  
 
왼쪽 하단에는 탑의 건축을 명령한 바빌로니아의 왕

니므롯이 수행원들과 함께 공사현장을 시찰하고,

작업을 하던 석공들은 왕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왕의 행렬과 바벨탑 사이에

한 남자가 바지를 내리고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는

모습이 있어 흥미롭다.

도덕이 무너지고 부끄러움을 모르던 당시 사회를

비판하려는 화가의 의도로 보인다.

 

바벨탑 공사는 완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탑은 수직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기울어진 채 쌓아

올려지고 있고, 아래층을 완성하기도 전에 위층을 쌓고

있다.

결국 바벨탑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브뤼헐은 이 작품을 통해 끝없이 높은 탑을 쌓으며

물질에만 천착하는 인간들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있다.

 

                          < 눈 속의 사냥꾼들 >

 

 

브뤼헐의 계절 연작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흰 눈과 대비되어 검은 실루엣만으로 그려진 사냥꾼의

모습에서는 추운 겨울철에도 사냥을 마다 않는 농부들의

힘겨운 삶에 대한 브뤼헐의 안타까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언덕 아래 꽁꽁 얼어붙은 연못에서 아이들이 썰매와

스케이트를 타며 신나게 노는 모습은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 이카루스의 추락 > 

 

 

그리스 신화 이카루스의 추락을 소재로 한 그림 가운데

가장 독특한 내용의 작품으로, 제목에 걸맞지 않게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목가적이다.

 

주인공이어야 할 이카루스는 그림의 오른 쪽 아래

바다에 이미 추락해서 다리만 물 위로 나온 모습으로

조그맣게 그려져 있다..

 

그림 속 사람들은 밭을 갈고, 양떼에게 풀이 먹이고,

낚시질을 하며 자기 일에만 열중할 뿐, 이카루스의

추락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화가는 이카루스의 비상과 추락 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네덜란드 속담 >

 

 

다양한 등장 인물이 100여 개가 넘는 네덜란드 속담을

표현하고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연구하는 자료로서도

매우 귀중한 그림이다.

 

                             < 아이들 놀이 >

 

 

약 250 명의 아이들이 굴렁쇠 굴리기, 말뚝박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등 무려 83 종류의 놀이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