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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명화 이야기 / 폴 고갱의 후기 인상주의 그림들

물아일체 2023. 2. 23. 00:00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1848~1903)은

주식 중개인 시절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전업 화가가 된 특이한 이력의 인물이다.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의 <달과 6 펜스>는 고갱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고갱은 초기에는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나, 과감한

원색의 채택과 원근법을 무시한 독창적인 종합주의를

펼쳐 20세기 현대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888년 남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에서 두 달여 동안

고흐와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갈등 끝에 헤어졌다.

고흐와 마찬가지로 고갱 역시 생전에는 인정을 받지

못해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다.

남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살며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림들을 그리다가 그 곳에서 사망했다.

 

황색 그리스도,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등의 작품은 고갱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려 인간 존재의 근원을

고찰하는 철학적인 작품으로, 고갱이 가난과 질병으로

크게 위축되어 있던 시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완성한

그림이다.

 

이 작품은 동양화처럼 화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되는데, 오른쪽의 어린 아이와 세 명의 여인,

중앙의 과일 따는 젊은이, 왼쪽 아래 웅크리고 앉아

귀를 막아 닥쳐 올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늙은 노파는

인간의 탄생과 삶, 죽음의 3단계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

 

 

화면 오른편 위쪽에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천사와

야곱의 씨름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렸고,

왼편 아래쪽에는 교회에서 방금 설교를 듣고 나온

브류타뉴 지방 민속 의상을 입은 여인들의 현실 모습을

그렸다.

 

성경에 따르면 야곱은 천사와의 씨름이 끝난 뒤

천사로부터 '겨루어 이겼다'는 뜻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받게 되었으며, 열두 아들을 낳아

12지파의 시조가 되기도 했다.

 

                         < 황색 그리스도 >

 

 

십자고상 뒤로 노랗고 붉은 풍경이 바탕으로 깔려 있고

기도를 드리는 성스러운 여인들이 십자고상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유럽의 문명에 대한 회의를 품고 원시적 건강함과

종교의 소박함에 관심을 가졌던 고갱은 그리스도를

백인이 아닌 동양인처럼 묘사하고 있다.

 

                    <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 >

 

 

고갱이 아를의 노란 집에서 고흐와 함께 지낼 때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은 고갱과 고흐, 두 사람 간의 미묘한

긴장감을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림에서 고흐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고, 해바라기는

시들어버렸다.

이 그림을 본 고흐는 크게 실망해 고갱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 >

 

 

자신을 마치 타히티의 원주민처럼 원시적인 건강미가

넘치는 모습으로 그렸다.

 

황색 그리스도를 자신의 자화상 배경으로 사용한 것은

죽음으로 인류를 구원한 예수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고갱의 예술가적 자부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 타히티의 여인들 >

 

 

타히티 전통 의상을 입은 왼쪽의 여인과 유럽에서

수입된 것으로 짐작되는 분홍빛 원피스의 여인이

대조를 이룬다.

전통 의상은 속살을 편히 드러내 보이는 데 비해,

분홍 원피스는 몸을 가릴 수 있을 만큼 가리고 있다.

마치 원시와 문명의 충돌처럼 보이는 이 두 사람의

표정은 생기를 잃고 우울함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