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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교만과 겸손

물아일체 2018. 6. 7. 18:00

善游者溺 善騎者墜 (선유자익 선기자추)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진다.

좀 서툴면 오히려 더 조심한다.

자신 있다고 방심하다가는 결국 그 자만심 때문에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화를 당하기 쉽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경계의 말이다.

앞 선 성공이 되레 더 큰 실패를 초래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공자는 사람은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했다.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하늘이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교만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공자는 모르는 것도 아는 , 잘난 척하는 제자

자로에게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라는 말로 겸손을

가르쳤다.

 

한번 거둔 승리가 영원히 반복되지는 않는다는

손자 병법의 전승불복(戰勝不復)의 원칙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망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세계적 초우량 기업들이

교만과 안일함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노자와 함께 도교사상을 대표하는 장자가 어느 날

밤나무 밭에 갔다.

나무에 앉아 있는 까치를 향해 돌을 던지려 하는데

까치는 자기가 위험에 빠진 것도 모르고 앞에 있는

사마귀를 잡아 먹으려 온 정신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사마귀는 자기 뒤에 까치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매미를 향해 앞다리를 치켜 세우고

있었으며, 매미는 세상 모르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순간 장자는 던지려던 돌을 내려 놓았다.

그때 밤나무 밭 지기가 나타나 장자가 밤을 훔치는 줄

알고 야단을 쳤다.

장자 역시 최후의 승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눈 앞의 이익만 쫓다가 뒤에 도사린 위험을 모른다는

당랑포선(螳螂捕蟬) 고사의 유래이다.

 

주역의 64 가운데 오직 ()괘에만 흉사가 없고

나머지 괘에는 모두 길흉이 동시에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면 모든 흉한 일이 사라진다는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함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말과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는 나무로 만든

닭과 같은 목계지덕(木鷄之德)지녀야 한다.

 

지도자의 교만과 겸손이 조직의 성패에 영향을 준

사례나 일화를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춘추시대 제나라에 안영이라는 명재상이 있었는데,

안영의 마부는 안영을 태운 마치가 지나 갈 때

백성들이 예의를 표하는 것을 자신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교만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현명한 아내로부터 질책을 당하고는 잘못을

뉘우쳐 겸손하게 행동했으며, 안영은 그런 마부를

기특하게 여겨 보다 좋은 벼슬을 천거했다는 일화가

있다.

마부의 아내와 마부 그리고 안영 세 사람 모두 현명한

처신을 한 셈이다.

 

초한전쟁에서 항우는 수십 번의 전투에서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다.

그러나 항우는 귀족 출신답게 자존심이 너무 강해

다른 사람의 능력을 하찮게 보았으며, 남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항우가 홍문의 연회에서 자신의 책사 범증의 말대로

유방을 제거했더라면 훗날 해하전투에서 서른 한 살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항우는 한 때 자신이 데리고 있던 한신 진평 같은

유능한 인재들을 경쟁자인 유방 진영으로 떠나 보냈고,

유일하게 남은 측근인 범증의 말 조차 듣지 않다가

결국에는 그 마저 놓치고 만다.

 

 삼국지의 위나라 조조가 적벽에서 크게 패한 주된

원인은 동남풍을 이용한 제갈량과 촉오 동맹군의

화공 때문이지만 앞선 몇 차례의 승리로 인한 조조의

교만함과 자신감이 불러 온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옛 이스라엘 왕국의 다윗왕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글귀를 새긴 반지를 끼고, 고대 로마에서 장군이 전쟁에

승리하고 개선할 때 뒤에서 노예들로 하여금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메멘토 모리!"

외치게 한 것은 승리에 교만해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뜻에서였다.

 

공자는 불치하문(不恥下問),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랫사람에게라도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으며,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자신의

허물이 있을 때는 고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공자의 이런 겸손함은 그가 만세 성인으 불리는

하나의 이유라고 것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은 굳이

드러내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자신의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의 티끌과 같이 한다는

화광동진 (和光同塵)의 겸허한 자세로 상대방과

눈 높이를 맞춘다면 사람은 반드시 성공의 기회를

맞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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