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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배움, 학습(學習)의 즐거움

물아일체 2018. 6. 7. 08:49

언젠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들의 교육열을

칭찬한 것이 뉴스로 보도된 적이 있다.

그의 말마따나 옛날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교육열은 대단했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과거시험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른다고 하는 유교정신이

학문 그 자체를 숭상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키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병인양요는 조선말엽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에 침입한

사건이다.

그 당시 프랑스 군인들은 외규장각에 보관된 의궤 등

많은 책을 약탈해 갔는데, 일반 백성들의 작고

볼 품 없는 초가집에도 책이 있는 것을 보고는

감동했다고 한다.

 

好學深思 心知其意 (호학심사 심지기의)

배우길 즐겨 하고 생각을 깊게 하여 마음으로

뜻을 안다.

 

중국 최고의 역사서인 사기의 저자 한나라 사마천이

제시하는 학습의 방법론이다.

이상 뒷세상을 살면서 입시위주 취업위주

암기교육에 매달리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 맞춰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의 이 간결한 말 한 마디는 고금을 통틀어

학습에 관한 최고의 명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은 알에서 부화한 어린 새가 날갯짓을

하며 나는 연습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조선 초기 김시습의 아버지는 논어의 이 문장에

매료되어 어린 아들의 이름을 시습(時習)으로

짓기까지 했다.

김시습은 비록 세조의 왕위 찬탈에 실망하여

벼슬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불경 언해 작업을

돕는 등 해박한 지식과 문장으로 그 이름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 제삿날 지방을 쓸 때 관직이

없는 경우 顯考學生府君神位 (현고학생부군신위) 라고

쓰는데, 평생 배우다 가신 학생 신분에 대한 존경심을

짐작할 수 있다.

 

공자는 배움에 대해 삼지(三知)라고 하여 생이지지(

生而知之), 학이지지(學而知之), 곤이지지(困而知之

가지로 분류한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도리를 아는 사람은 최상이요,

배워서 아는 사람은 다음이요, 곤란을 겪고 나서

배우는 사람은 다음이요,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최하로 보았기에 배움과 가르침을

모두 중요시했다.

 

공자는 직접 공자학원을 세워 예(예절), (음악),

(활쏘기), (글쓰기), (마차 몰기), (산수)

육예(六禮) 3년 과정으로 가르쳤다.

 

학생수가 자그마치 3천 명이나 되었고 열 명의 학장급과

72명의 교수급 제자가 이들을 가르쳤다고 하니

그 규모가 오늘날의 종합대학에 맞먹는다..

 

發憤忘食, 樂以忘憂 (발분망식 낙이망우)

不知老之 將至云爾 (부지노지 장지운이)

공자는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먹는 것도 잊고, 배움의 즐거움으로

근심 조차 잊고, 나이 먹어 늙어 가는 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평하기도 했다.

 

得天下英材而敎育之 三樂也

(득천하영재이교육지 삼락야)

맹자는 영재들을 모아 그들을 가르치는 일을

군자삼락의 하나로 꼽으면서 천하의 왕 노릇 하는

것은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에 들지 못한다고 했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연못가 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섬돌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 소리를 낸다.

 

교과서에도 실린 시는 송대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가 지은 권학가이다.

주자는 독서의 방법으로 구도(口到), 안도(眼到),

심도(心到)의 독서삼도(讀書三到) 제시하며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마음을 가다듬어 숙독할 것을

권했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더라도 사색의 과정을 거쳐

자기 것으로 체득화하지 않으면 무의미 하고,

생각만 하고 그것을 학습을 통해 체계화하지

않으면 독단에 빠지기 쉽다.

 

요즈음 개인의 영달을 위해 학문을 올바르게

펴지 않고 그것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부하고

출세하려는 곡학아세(曲學阿世) 지식인들이

눈에 띈다.

소신을 접고 권력과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이런 사람들은 학문을 시작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거친 옥의 원석을 자르고 썰고 쪼고 갈아서

아름다운 옥을 만드는 과정을 절차탁마

(切磋琢磨)라고 하는데, 학문이나 덕행을 갈고 닦는

긴 인고의 시간을 비유하는 말이다.

학창시절 절차탁마 학업에 열중하라시던 선생님의

훈시가 기억난다.

클래식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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