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란 장단에 맞추거나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의 예술적 행위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원시시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춤은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해주는
인류 최고의 문화이며 예술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화가들은 이러한 춤을 추는 사람들의 감정과 의지를
리드미컬한 동작과 유연한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1) 에드가 드가의 <발레 수업>
대중에게 발레리나의 화가로 잘 알려진 드가는
인상파 화법에 더해 정교한 인물 소묘와 일상의 순간적
포착으로 독자적인 노선을 확립한 프랑스 화가이다.
발레 수업을 받고 있는 발레리나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벼운 터치로 그린 작품이다.
우아한 동작을 따라 하는 발레리나도 보이지만,
등을 긁거나 기지개를 켜면서 지루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재미있는 모습의 발레리나들도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연습장의 분위기를 마치 사진을 찍듯
잡아낸 드가만의 독특한 통찰력이 엿보이는 그림이다.
마치 2층의 관람석에서 직접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다.
드가는 움직이는 동작의 순간을 포착하여 그 포즈로
그림을 그렸다.
한 소녀가 흰 발레복을 입고 발레 자세를 하고 있다.
그녀는 양 팔을 넓게 펼치고, 왼발은 뒤로 한 채
한발로 지탱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소녀 무용수의 팔다리는 우아하면서도 건강미가
넘쳐 흐른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발레리나의 뒤편으로 검은 양복의
남자가 보인다. 이 남자는 발레리나의 후원자로,
아름다운 발레 공연의 이면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당시 발레는 오늘날과 같은 세련된 예술이라기 보다는
쇼 공연에 불과했다.
때문에 발레리나들은 쇼걸 취급을 받았고, 부유한
남자들의 후원을 받아야만 생활을 할 수 있었다.
(3)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라트의
무도회>
물랭 드 라 갈레트는 파리 몽마르트에 위치한
무도회 장소의 이름으로, 원래 이곳은 풍차가 있는
방앗간 자리였다.
파리 시민들은 일요일 오후 멋진 옷을 차려 입고
이 곳으로 와서 춤을 추거나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무도회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이 복잡하거나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림 곳곳에 표현된 르누아르 특유의 빛과 그림자는
춤을 추며, 웃고 떠드는 흥겨운 분위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
(4) 툴루즈 로트렉의 <물랭루즈>
툴루즈 로트렉은 귀족 출신이었지만 사고로 난쟁이
장애인이 되어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은
화가이다.
툴르즈 로트렉은 물랭루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곳에서 파리의 밤을 즐기는 사람들과 춤을 추는
캉캉 댄서들의 모습을 그렸다.
지금도 파리의 대표적인 캬바레로 영업을 하고 있는
빨간 풍차 모양의 인상적인 입구가 있는 물랭루즈는
1889년에 개업했다.
(5) 앙리 마티스의 <춤>
야수파 운동을 주도한 마티스는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회화에 위대한 지침을 놓았다고 평가된다.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행복함과 충만함을 표현한 것이
마티스 그림의 특징이다.
이 그림은 빨강, 녹색, 파랑, 단지 세 가지 색뿐이다.
물감으로 그렸지만 이들 빛의 3원색이 만들어 내는
현란함이 눈을 자극한다.
〈춤〉은 마티스 예술의 진수인 단순성과 강렬함이
극대화된 그의 대표작이다.
푸른 하늘과 녹색 언덕이 극도로 단순화되었고,
다섯 명의 무희는 강렬한 붉은색으로 도드라져 있으며,
서로 손을 맞잡고 돌아가는 무한의 생명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6) 니콜라 푸생의 <세월이라는 음악의 춤>
푸생은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회화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화가로, 프랑스 근대 회화의 시조로
일컬어진다.
이 그림은 많은 상징적 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며,
그 상징들을 하나하나 읽어냄으로써 그림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의 신 사트르누스의 연주에 맞춰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데, 그들은 쾌락, 부, 가난, 근면을 상징한다.
그림 왼쪽에는 젊은 얼굴과 늙은 얼굴이 있어서
과거를 보는 동시에 미래도 본다는 야누스의 석상이
있고, 그 앞의 아기는 비누방울을 부는데, 인생이
거품처럼 덧없음을 나타낸다.
오른쪽 앞쪽의 아기는 모래시계를 들고 있다.
모래가 다 내려오면 즐거운 춤과 음악도 죽음으로
끝날 것이다.
영원한 시간 속에서 한시적인 삶을 살다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가를 묻고 있는 철학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7) 김홍도의 <무동(舞童)>
조선 후기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의 <무동>은
장터에서 벌어진 춤 한마당을 묘사한 것으로,
서민들의 생활상과 여가를 엿볼 수 있다.
'춤추는 아이'라는 뜻의 <무동> 그림은 보물로
지정된 작품이다.
그림에는 배경이나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은 없고,
오직 악사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무동의 모습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춤을 추는 주인공은 동그란 얼굴에 수염이 없어
10대 아이로 짐작된다.
왼발로 지면을 박차면서 오른발을 번쩍 치켜들며
발끝은 위로 향했는데, 빨간색 신발이 눈에 띈다.
팔의 회전으로 옷이 접히면서도 춤사위가 소매 끝까지
이어져 몸짓은 더욱 크고 화려해 보인다.
노랫가락에 완전히 몰입된 아이는 춤이 만족스러운지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8) 신윤복의 <쌍검대무(雙劍對舞)>
조선 후기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쌍검대무>는
기방에서 기생들이 칼을 들고 춤을 추는 검무를
그린 것으로, 국보로 지정된 작품이다.
신윤복은 두 명의 기생이 칼을 휘두르며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는 순간을 마치 사진을 찍듯 묘사했다.
아울러, 다른 인물들은 채도를 낮추고, 검무를 추는
기생들만 밝고 선명한 청색과 붉은색을 대조시켜
화려함과 박진감을 더하고 있다.
기생들의 날렵한 동작과, 춤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도취된 모습, 악공들의 신바람 나는 연주가
한데 어우러져 활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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