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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명화 이야기 / 비너스(Venus)

물아일체 2021. 8. 22. 22:17

비너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영어식 표기이며, 로마 신화에서는

베누스라고 불린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부인 가이아가 낳은 자식들이

혹시 자신의 권력을 빼앗을까 걱정이 되어 다시

가이아의 뱃속에 가둬버렸다.

이에 화가 난 가이아는 아들 크로노스로 하여금

아버지에게 복수하도록 했고, 크로노스는 낫으로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던졌는데,

그 주위에 거품이 일면서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아프로디테는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이라는 뜻이다.

 

화가들이 그린 비너스의 모습은 아름답고 정숙해

보이지만, 실제 신화 속 비너스는 정숙과는 거리가

먼 여신이다.

비너스의 남편인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는

추남인데다 일 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이여서 비너스는

전쟁의 신이자 군신(軍神)인 아레스(마르스)와 바람을

피운다.

작은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에로스(큐피드)는

비너스가 아레스와 바람을 피워서 낳은 자식이다.

 

엄격한 기독교 윤리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여인의 누드를

그릴 수 없었고, 단지 신화나 종교와 관련한 누드만이

가능했기에 비너스는 화가들의 좋은 작품 소재가 되었다.

 

(1)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는 15~16세기 피렌체에서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은 화가이다.

보티첼리는 비너스가 탄생한 후 조개껍질을 타고

키프로스 섬에 도착하는 장면을 섬세하게 그렸다.

화면 왼쪽에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연인이자 꽃의

요정인 플로리스를 안은 채, 입으로 바람을 불어

비너스를 해변으로 보내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가 피렌체의

통치자인 메디치 가문을 상징하는 꽃 문양으로 장식된

화려한 망토를 비너스에게 걸쳐주려 하고 있다.

 

(2)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파의 대표 화가로 평가되는

조르조네의 작품이다.

비너스는 매우 순결하고 풍만한 모습으로 전원의

나무 아래 누워 있는데, 신비한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조르조네가 그린 비너스의 누워 있는 자세는 그 후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어 미인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비너스의 백설처럼 하얀 피부는 짙은 녹음과 대조되어

더욱 눈부시다.

배경의 풍경과 하늘 부분은 조르조네가 미쳐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 바람에 후배인 티치아노가 완성했다.

 

(3)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조르조네가 비너스를 풍경 속에 두었다면, 티치아노는

그녀를 귀족 저택의 화려한 침대에 뉘었다.

 무엇보다 조르조네와 티치아노, 두 화가의 그림에서

두드러지는 차이는 비너스가 던지는 시선이다.

조르조네의 비너스는 눈을 감고 있지만, 티치아노의

비너스는 관람자와 시선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관람자를 빤히 쳐다보는 유형의 누드 그림은

남성 관람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그들로부터 음란하고

외설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4) 로렌초 로토의 <비너스와 큐피드>

로토는 이탈리아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다.

당시에는 결혼 선물이나 신혼 집 장식용으로

비너스와 큐피드를 표현한 작품을 선호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많은 상징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면사포를 쓴 비너스가 화려한 보석이 달린 왕관과

귀걸이를 하고 있다.

오른손의 향로를 매달고 있는 화관은 우주의 원동력이자

사랑의 상징이며, 비너스의 머리 뒤에 있는 나무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은 변함없는 애정을 상징한다.

오른쪽 하단에는 뱀이 한 마리 있는데, 고대 문명에서

뱀은 남성을 상징했다.

비너스의 아들 큐피드가 화관을 쓰고 오줌을 누는

행동은 행복한 결혼을 기원한다는 의미이다.

 

(5)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거울 앞의 비너스>

플랑드르 바로크 회화의 대표 화가인 루벤스가

1615년에 그린 작품이다.

노년의 루벤스는 37세 연하의 16세 소녀 엘레네

푸르망과 재혼했는데, 그녀를 모델로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루벤스는 비너스를 우람한 체격으로 표현했으며, 

수발을 드는 흑인 하녀까지 등장시킴으로써

신화 속의 비너스가 아니라 현실의 누드화임을

암시하고 있다. 
 

(6)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작품이다. .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하얀 피부,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깊은 굴곡, 균형 잡힌 엉덩이와 곧게 뻗은

다리는 지극히 관능적이다.

비너스는 자신의 미모에 도취된 듯 큐피드가 잡고 있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7)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

매춘부를 그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나

<올랭피아>는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살롱 전시가

거부되거나 신랄한 비난을 받았지만,

같은 시기에 카바넬이 그린 <비너스의 탄생>은

살롱에서 찬사의 대상이 되었으며, 나폴레옹 3세가

그림을 구입하기도 했다.

물결이 잔잔히 이는 바닷가에서 이제 막 탄생한

비너스가 손을 위로 올려 여체의 곡선미를 강조하고

있는 로코코풍의 그림이다.

 

(8)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비너스의 탄생>

부그로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아카데미 회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화가이다.

바닷가 조개껍데기 위에 이제 막 탄생한 비너스가

서 있고, 남녀 노소의 신들과 고래들이 고동을 불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탄생을 축하한다.

비너스는 한 쪽 다리로 몸무게를 지탱하고,

다른 다리는 살짝 구부려서 허리가 잘록하게 보이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카바넬과 부그로는 비너스가 눈을 가리거나,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남성 관람객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불편함을 피할 수 있게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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