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느는 맥이 빠져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 채
누워서 두 팔을 늘어뜨리고 고통스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로잘리의 한 마디가 되살아나서 그녀의 영혼에
상처를 내고 송곳처럼 아프게 심장을 파고들었다.
<그분이 잘난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잔느 역시 그가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로지 그것 때문에 그녀는 그에게 자신을 맡기고
인생을 결정지었고, 다른 모든 희망이나 예상했던
계획을 버렸고, 언젠가 만날지도 모를 그 누구를
포기했던 것이다."
"귀여운 내 아들아, 나는 네가 내 곁으로 돌아오도록
간청하려고 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너밖에는 없으면서도 칠 년 동안이나
너를 못 만나 보고 있으니...
네 어미는 얼마나 불행했었는지, 얼마나 내 마음을 네게
의지해 왔었는지 너는 도저히 모를 것이다.
너는 나의 생명이었다. 나의 꿈, 오직 내 하나의 희망,
내 하나의 사랑이었다. 그런데도 너는 나를 배반했고
또 나를 버리고 말았구나."
"눈 앞의 허공을 응시하던 잔느에게 문득 따뜻하고
말랑한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무릎 위에서 잠든
어린 생명의 부드러운 체온이 옷을 통해 다리에
전해지더니 피부에 스며들었다.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느껴졌다. 포대기를 헤치고
처음 보는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그녀의 손녀였다.
갑자기 들어온 햇살에 간난아기가 입을 오물거리며
눈을 떴다. 파란 눈이었다.
잔느는 아기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작했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행복한
것도, 그렇게 불행한 것도 아닌가 봐요.”
프랑스의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인 기 드 모파상이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에 나오는 문장이다.
톨스토이는 '여자의 일생'이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이후 가장 위대한 프랑스 문학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소박한 행복을 꿈꾸던 착한 주인공 잔느의 성장과 결혼,
남편의 외도와 죽음, 빗나간 아들의 가출과 방황, 쓸쓸한
노년의 삶 등 인생 전체에서 느껴지는 허무와 고독을
그린 소설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과 믿음이 배신과 실망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러나 누구든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크고 작은
배신과 실망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우리는 주인공 잔느의 불행에 더욱 연민의 정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福無雙至 禍不單行 (복무쌍지 화불단행 )
복은 짝지어 오지 않으며,
재앙은 홀로 다니지 않는다는 뜻으로,
좋은 일은 반복되지 않고, 나쁜 일은 겹쳐 온다는
의미이다. <수호전>
클래식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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