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항우 10

12.3 비상계엄, 천우신조(天佑神助)? 천추(千秋)의 한(恨)?

하늘이 돕고 신이 돕는다는 의미의 천우신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성사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는 경우에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에 반해 천추의 한은 천 년을 품을 만큼 가슴에 맺힌 억울하거나 후회되는 일을 뜻한다.  천우신조와 천추의 한은 별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같은 일을 두고 당사자 가운데 한 쪽은 천우신조였다며 고마워하는 반면, 다른 쪽은 천추의 한으로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鴻門之宴 (홍문지연) > 홍문의 연회는 중국의 역사를 바꾼 술자리로, 초한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자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단숨에 격파한 뒤 함양에서 멀지 않은 홍문에 주둔했다.  초나라 회왕이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

클래식 단상 09:04:47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진혜왕과 진진, 항우의 '일거양득(一擧兩得)'

고대 중국 전국시대 한(韓)나라와 위(魏)나라는 서로 싸운 지 일 년이 넘도록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진(秦)나라 혜왕(惠王)이 이들 나라의 화해를 주선하기 위해 신하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어떤 신하는 주선하는 편이 낫다고 하고, 또 어떤 신하는 주선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하였다. 혜왕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었는데, 이때 마침 진진(陳軫)이라는 초나라 사신이 진나라를 방문했다. 이에 혜왕이 진진에게 물었다. "한나라와 위나라의 싸움을 화해시켜야 하겠는가?" 이에 진진이 대답하였다. "옛날에 변장자(卞莊子)라는 힘센 사람이 어느 여관에 머물고 있었는데, 마침 여관 근처에 호랑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변장사는 당장 호랑이를 잡으러 나가려고 서둘러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자 여관에..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항우와 두목의 '권토중래(捲土重來)'

BC 202년, 유방과 천하를 다투던 초패왕 항우가 최후 결전인 해하전투에서 패하여 도주하다가 오강에 이르렀다. 오강은 지금의 안휘성 화현 동북쪽, 양자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항우가 오강까지 쫓겨 왔을 때 오강의 정장은 배를 준비해 놓고 항우에게 "강동 땅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십만 인구가 살고 있으므로 충분히 나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어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십시오."라고 말하며 강동으로 돌아가 재기할 것을 권했다. 강동은 항우가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군사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장의 말에 항우는 "내가 오래 전에 강동의 젊은이 8천 명을 데리고 이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했는데, 지금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의 부형(父兄)을 대할 수 있겠는가?"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항우와 한생의 '목후이관(沐猴而冠)'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秦)나라는 시황제가 죽은 뒤, 진승 오광의 난을 계기로 진나라의 포악한 정치에 항거하는 반란이 도처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났다. 항우는 숙부 항량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초나라를 세우고 회왕을 옹립했는데, 회왕은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다고 했다. 항우가 거록에서 진나라 군대와 맞서 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은 군대를 이끌고 관중을 향해 나아갔고, 항우에 앞서 함양에 입성하게 되었다. 유방은 궁 안에 있는 엄청난 재물과 미녀들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번쾌와 장량의 조언을 받아들여 궁궐을 온전히 보존한 채 함양에서 군대를 철수해 인근 패상에 주둔했다. 한편, 거록에서 진나라 군대를 크게 무찌른 항우는 서둘러 관중으로 향했다. 그러나 ..

고전에서 배운다 / 항우와 유방, 윤석열과 이재명

이재명과 윤석열 두 유력 대권 후보가 건곤일척의 일합을 겨루는 대선이 오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국민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의 피 말리는 대권 경쟁을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역사적 장면이 있다.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나라가 기울고 한나라가 새로운 왕조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투었던 항우와 유방의 초한전쟁이 그것이다. 출신부터 성격까지 판이하게 달랐던 초한전쟁의 두 주역 항우와 유방의 모습에 2022년 대선 정국을 달구고 있는 윤석열과 이재명 두 후보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투영된다. 유방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제대로 된 이름 조차 갖지 못했던 흙수저였다. '유방'이라는 이름은 황제가 된 이후에 붙여진 것이며, 그..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려라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갖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조언이다. 빅 픽처(Big picture), 큰 그림은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때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건축가의 설계도면과 같고, 탐험가의 지도와 같다고 하겠다. 빅 픽처,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수가 바둑을 둘 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이나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 픽처'가 출간된 이후 큰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요즈음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친숙한 표현이 되었으며, ..

클래식 단상 2018.08.23

교만과 겸손

善游者溺 善騎者墜 (선유자익 선기자추)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진다. 좀 서툴면 오히려 더 조심한다. 자신 있다고 방심하다가는 결국 그 자만심 때문에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화를 당하기 쉽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경계의 말이다. 앞 선 성공이 되레 더 큰 실패를 초래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공자는 사람은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했다.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하늘이 준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교만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공자는 모르는 것도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제자 자로에게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클래식 단상 20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