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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5

12.3 비상계엄, 천우신조(天佑神助)? 천추(千秋)의 한(恨)?

하늘이 돕고 신이 돕는다는 의미의 천우신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성사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는 경우에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에 반해 천추의 한은 천 년을 품을 만큼 가슴에 맺힌 억울하거나 후회되는 일을 뜻한다.  천우신조와 천추의 한은 별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같은 일을 두고 당사자 가운데 한 쪽은 천우신조였다며 고마워하는 반면, 다른 쪽은 천추의 한으로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鴻門之宴 (홍문지연) > 홍문의 연회는 중국의 역사를 바꾼 술자리로, 초한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자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단숨에 격파한 뒤 함양에서 멀지 않은 홍문에 주둔했다.  초나라 회왕이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

클래식 단상 2025.01.13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대장군 한신의 책사 괴통의 '척구폐요(跖狗吠堯)'

'척구폐요(跖狗吠堯 발바닥 척, 개 구, 짖을 폐, 요임금 요)'란 '도척의 개는 성군인 요임금을 보고도 짖는다'는 뜻으로, 개는 자기가 섬기는 주인에게만 충성을 다한다는 의미이다. '도척의 개'라는 뜻의 '도척지견((盜跖之犬)' 또한 '척구폐요'와 같은 의미의 사자성어인데, 자기에게 도움을 주거나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맹종하는 사람을 빗댄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도척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백성을 유린하고 약탈을 일삼으며, 인육으로 회를 뜰 정도로 잔인해 악명이 높았던 도둑이다. 한나라 무제 때 사마천이 쓴 역사서 에 나오는 일화이다. 초한전쟁에서 유방이 항우를 무찌르고 천하를 통일한 뒤, 개국공신의 한 사람인 한신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첩보가 있었다. 이에 유방은 즉시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범려와 한신의 '토사구팽(兎死狗烹)'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쓰다가 효용성이 없어지면 야박하게 내팽개치는 경우를 빗대어 말하는 고사성어이다. 토사구팽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권력의 비정한 속성을 보여준다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의 마지막 패권 다툼인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드라마틱한 복수극의 전개 과정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로 표현되고 있다. 오(吳)와 월(越), 두 나라의 50년 가까운 혈전은 마침내 월왕 구천이 승리하고, 오왕 부차가 자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처럼 월나라가 승리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월왕 구천의 책사 범려였다. 그러나 범려는 나라의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고사성어로 본 한신의 일생

병선(兵仙), 즉 군대를 운용하는 용병의 신선으로 불리는 한신은 초(楚)나라 출신으로 원래는 항우 밑에 있었으나 그 곳에서는 자신의 포부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자 한(漢)나라 유방의 진영으로 옮겨갔다. 소하의 추천으로 한나라 대장군이 된 한신은 탁월한 능력으로 여러 전투에서 승리하고, 최후에는 해하에서 초패왕 항우를 물리침으로써 한 고조 유방이 진(秦)을 잇는 통일제국을 이루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신은 군수와 행정을 담당했던 소하, 전략가인 장량과 더불어 '서한삼걸(西漢三傑)'로 불리며 초한전쟁에서의 공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결국엔 모반을 획책했다는 죄로 죽임을 당해 토사구팽의 대표적 사례가 되기도 했다. 한신은 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 냈는데, 그 만큼 그의 인생이 파란만장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

일급 참모의 대명사 장량(자방)의 일생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진 참모를 장자방이라 부르는 것은 장량에게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장자방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최고의 참모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되다시피 했고,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곁에 장자방 같은 인물을 두고 싶어 한다. 장량은 전국시대 한(韓)나라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자방은 그의 자(字)이다. 유방의 책사가 된 장량은 개개의 전투가 아니라 전체 판도를 움직여 전쟁에서 승리하는 큰 그림을 그렸으며, 유방이 항우를 누르고 천하통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해 대장군 한신, 행정과 군수를 담당했던 소하와 함께 서한삼걸로 일컬어진다. 한(漢) 고조 유방은 장량에 대해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량은 초한전쟁 기간 중에 유방과 오랜 시간 같이..

클래식 단상 201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