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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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5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범려와 한신의 '토사구팽(兎死狗烹)'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쓰다가 효용성이 없어지면 야박하게 내팽개치는 경우를 빗대어 말하는 고사성어이다. 토사구팽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권력의 비정한 속성을 보여준다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의 마지막 패권 다툼인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드라마틱한 복수극의 전개 과정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로 표현되고 있다. 오(吳)와 월(越), 두 나라의 50년 가까운 혈전은 마침내 월왕 구천이 승리하고, 오왕 부차가 자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처럼 월나라가 승리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월왕 구천의 책사 범려였다. 그러나 범려는 나라의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세계 최초의 미녀 간첩 서시와 동시효빈(東施效矉)

와신상담(臥薪嘗膽), 오월동주(吳越同舟) 같은 고사성어의 유래가 되기도 했던 오나라와 월나라의 복수혈전은 고대 중국에서 춘추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국시대가 열리는 분수령이다. 이 시기에 등장하는 서시(西施)는 월왕 구천에 의해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로 보내져 오나라가 망하는데 일조한 여인으로, 아름다운 용모를 바탕으로 한 여러 고사성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미녀 서시는 가슴앓이가 있어 가끔씩 통증을 느끼곤 했는데, 이 때 손을 가슴에 대고 얼굴을 찌푸리는 그녀의 모습 조차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서시의 이런 행동을 본 추녀 동시(東施)는 자신도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예뻐 보일 수 있을까 해서 흉내를 냈지만 동시의 못난 얼굴은 더욱 추해 보일 뿐이었다. 이처럼 못생긴 동시가 아름다운 서시의 외모나 ..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집념과 복수의 화신 오자서와 일모도원(日暮途遠)

정권 교체를 목전에 둔 지난 4월 하순, 당시 김오수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와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장관을 항의차 방문한 일이 있었다. 이때 박 장관은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었다."는 말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김 총장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여 언론의 많은 보도가 있었다.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었다."는 말은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사마천이 쓴 역사서 ‘사기’의 ‘오자서 열전’에 나오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을 풀이한 문장으로, 할 일은 많은데 남은 시간이 없어 초조하고 다급한 상황을 가리킬 때 자주 인용된다. 기원전 6세기 춘추시대 초나라 출신의 오자서는 집념과 복수의 화신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사마천이 쓴 '오자서 열전'은 '사기'에 수록된 7..

젊은이들의 롤 모델 1위 범려의 일생

요즘 중국에는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Role model) 1위의 인물로 범려를 꼽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범려는 춘추시대 월왕 구천의 책사로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구천이 패업을 이루도록 보좌한 뒤 나라의 절반을 주겠다는 구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련 없이 관직에서 물러났다. 월나라를 떠난 범려는 농업과 상업을 통해 많은 부를 축적한 거부가 되어 오늘날까지 재물의 신(財神)이며, 장사의 신(商神)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게다가 일설에는 범려가 월나라를 떠날 때 미녀 서시까지 데려가 함께 천수를 누렸다고 하니 젊은이들이 범려와 같은 삶을 동경하는 것도 수긍이 간다. 범려의 일생을 살펴 보면 권력과 부(富), 경제에 대한 그의 식견이나 생각이 얼마나 명석하고 시대를 앞서 갔는지 감탄하지 않을..

클래식 단상 201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