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관중 4

이팝나무 꽃이 필 때면

아파트단지 뒤편 이면도로의 이팝나무가 어느새 가지마다 하얀 꽃을 수북히 뒤집어 썼다. 마치 뜸이 잘 든 흰 쌀밥을 뿌려 놓은 듯하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입하 절기의 이 즈음은 아직 보리수확은 멀고 지난 가을걷이 양식은 거의 떨어진 보릿고개였다. 모든 것이 부족하던 절대빈곤의 긴 세월 동안 이 땅의 배고픈 백성들은 이팝나무 꽃을 바라보며 쌀밥 한 번 배불리 먹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의 하늘은 밥이다.王者以民爲天, 民以食爲天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맹자는 백성들이 물질적 토대인 항산이 없으면 도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항심도 없다고 했다..無恒産者 因無恒心 (무항산자 인무항심) 옛 사람들에게 주린 배를 채우는 일은 절체절명의 과제였고, 위정자들 또한 백성..

클래식 단상 2024.05.07

고전에서 배운다 / 깐부와 관포지교(管鮑之交)

넷플릭스의 히트작 '오징어 게임'에서 1번 참가자 오일남 역할을 맡았던 78세의 원로 배우 오영수가 지난 1월 한국인 최초로 골든 글로브상 TV드라마부문 남우 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은 구슬치기 게임을 하면서 자신을 속인 성기훈에게 "우린 깐부잖아."라고 말하며 마지막 구슬을 건네고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덕분에 '깐부'라는 단어가 한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깐부는 친한 단짝 친구, 짝꿍, 같은 편,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로만 알려져 있을 뿐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는데, 관포지교의 관중과 포숙을 뜻하는 '관포'의 중국식 발음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어 흥미를 끈다. 관중과 포숙의 사귐이라는 의미의 관포지교는 지난 2천 7백여 년 동안 친구 사이의 두터운 ..

살리에르 증후군과 이인자 콤플렉스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지만, 천재와 범재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1%의 타고난 영감이다. 그 1%가 범재들에게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처럼 느껴진다. 살리에르 증후군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일인자를 넘어설 수 없다는 열등감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인자의 콤플렉스를 말한다. 이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껴 좌절했던 음악가 살리에르의 경우에서 유래되었다. 실제와는 많이 다르지만 영화에서 그려진 살리에르는 모짜르트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에 괴로워하며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지.”라고 신을 원망한다. 영화 속 살리에르처럼 일인자를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흔한 일이며, 역사에서도 여러 부류..

클래식 단상 201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