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얼마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친구가 저 언덕 너머 피안의 세계로 갔다. 哀而不傷 (애이불상) 먼저 간 친구의 죽음 앞에 가슴 아파함은 인지상정이지만 슬픔이 지나쳐 몸을 상하게 하거나, 시나브로 우리 곁에 다가 온 삶과 죽음의 불분명한 경계에 불안해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슬픔을 치유하는데 시간 만큼 좋은 약은 없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상처는 꾸덕꾸덕 아물고 새 살이 돋을 것이다. 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은 곧 공이며, 공은 곧 색이다. 유형이 곧 무형이고, 무형이 곧 유형이니 무한한 우주 순환의 질서 속에서 굳이 살았다 죽었다 구분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죽음은 삶을 마감하는 벽인 동시에 영원한 안식의 문이다. 무대 위의 공연이 아무리 즐거워도 시간이 되면 무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