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입장이 안 되는 노키즈 존(No kids zone) 식당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를 환영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담소하며 식사를 하기 위해 갔는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식당 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참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지나친 처사라며 서운함을 느낀다.
애국을 들먹이기도 하고, 양육 보조금을 얼마 주느니 하면서 아이 많이 낳아라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으로는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거나 포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양측 모두 일리가 있기도 하고 조금씩 양보가 필요하기도 한데,
그 접점에서 짚어 봐야 할 것이 요즈음 젊은 부부들의 아이 교육 문제가 아닐까 싶다.
慾知其父 先視其子
(욕지기부 선시기자)
아비를 알려거든 먼저 그 자식을 보라.
是父是子
(시부시자)
그 아비에 그 자식이다
부모가 나무라면 아이는 그 열매다. 아이의 인격과 성품이 형성되는데 부모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가정은 최초의 학교이며, 부모는 아이들의 최초의 교사라고 할 수 있다.
憐兒多與棒, 憎兒多與食
(연아다여봉, 증아다여식)
아이를 귀하게 여기거든 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을 많이 주어라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자식에게 사랑을 베풀되 그저 오냐오냐하며 응석받이로 키워서는
안 된다. 아이가 원하더라고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음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
심심찮게 아이들에 대한 체벌이 뉴스가 되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 체벌에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는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느냐 라고 할 것이다.
아이 교육을 이야기 할 때면 맹자와 관련된 일화들이 많이 인용된다.
맹자 어머니가 묘지, 저잣거리, 서당 근처 등 각기 다른 환경으로 세 번씩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이사 자체 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살펴야 한다.
먼저 묘지와 저잣거리에서 삶의 본질을 생각하도록 한 연후에야 삶의 경영을 위한 학문의 길로
나아가게 한 맹자 어머니의 속 깊은 배려를 배워야 한다.
맹자에 나오는 발묘조장(拔苗助長)은 아이 교육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극성스런 부모들에게
교훈을 준다.
송나라의 한 농부는 논에 모를 심어 놓고 벼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으로 달려가 보았는데,
벼가 너무 더디게 자라는 것 같았다.
이에 농부는 벼의 포기를 살짝 뽑아 놓았다. 그랬더니 벼의 키가 한결 커진 것처럼 보였다.
집에 돌아온 농부는 하루 종일 벼를 키워 주느라 열심히 일했더니 기운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의아해진 아들이 논으로 달려가 보니 벼들이 땅에서 뽑혀서 이미 말라 죽어 있었다.
그냥 두어도 때가 되면 뿌리가 내리고 잘 클 텐데 성급하게 뭔가를 이루려는 욕심이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 지나친 과외학습이나 조기교육은 아이의 장래를 망치는 발묘조장이 될 수 있다.
부모의 체면과 일류 병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친히 자식을 가르치지 않고 교자(交子) 또는 역자교지(易子敎之)라고 하여
다른 사람과 아이를 바꿔서 가르치는 전통이 있었는데, 맹자에 그 유래를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 있다.
맹자의 제자 공손추가 물었다.
"군자는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인가?"
맹자가 말했다.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반드시 정도(正道)로 해야 하는데, 정도로 해서 실행이 되지 않으면
화를 내게 되고 화를 내면 마음을 다치게 된다.
아이 입장에서도 아버지가 나를 정도로 가르친다고 하지만, 아버지 역시 때로는 바르게 실천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하면서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책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자식은 다른 사람과 바꿔서 가르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책망하거나
마음 상할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족간에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 부인에게 운전연습을
가르치거나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노키즈 존을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부모들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아이들이
천진난만함과 순수성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합심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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