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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마음이 담긴 말

물아일체 2018. 6. 9. 09:10

오늘날 취업과 대학입시에서 면접시험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사회 각 분야에서도 달변이 요구되는 추세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때문으로, 스티브 잡스의 멋진 프레젠테이션과

연설은 많은 젊은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인 말은 진정성과 진심이

바탕이 되어야 사람을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여

언변, 즉 말이 풍채, 문장력, 판단력과 함께

선비가 지녀야 할 네 가지 미덕 가운데 하나로

꼽혔으며, 당나라 때는 이를 기준으로 관리를

선발하기도 했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겉치레로 하는 말과 꾸민 얼굴에는 인()

없다.

 

공자는 눌언민행(訥言敏行),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며 말 보다 실천을

강조했다.

말이 적은 행동이 감동적이고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것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때문이다.

 

三寸之舌 强于百萬之師

(삼촌지설 강우백만지사)

세치 혀가 백만 대군 보다 강할 때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종종 있었다.

춘추전국시대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합종책이나

연횡책을 주장했던 소진, 장의 같은 유세객들이

그러했고, 고려시대 서희 장군도 담판으로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친 바 있다.

 

良藥苦口, 忠言逆耳 (양약고구, 충언역이)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

 

초한전쟁 초기 진나라의 수도 함양에 항우 보다

먼저 입성한 유방이 들뜬 기분에 방탕한 행동을

하자 책사인 장량이 유방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하며 했던 말이다.

 

逆鱗之禍 (역린지화)

용은 온순한 편이지만 목덜미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역린을 건드리는 사람은 용의 노여움을 사

죽임을 당한다는 역린지화라는 말이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여러 나라를 돌며 자신의 지략과

의견을 군주에게 전하던 사람들을 유세객이라

불렀는데, 한비자는 그런 유세객들의 어려움을

역린지화로 비유했다.

군주에게는 건드려서는 안될 약점인 역린이 있으므로

유세하는 사람은 이를 조심해야 하며, 자칫 역린을

건드리게 되면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약점, 콤플렉스가 있게

마련이고 대화나 협상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리면 일을 망치게 되므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泣斬馬謖 (읍참마속)과 言過其實 (언과기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1차 북벌 당시 가정전투에서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위나라에 크게 패한

측근 장수 마속을 읍참마속, 눈물을 머금고

참수했.

 

마속을 처형한 후 제갈량은 유비가 죽기 전에

"마속은 언과기실, 말이 앞서는 사람이니

중용하지 말라"고 했던 유언을 떠올리고는

마속에게 중책을 맡긴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기도 했다.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삭궁 불여수중)

말이 많으면 결국 궁지에 몰리게 되니 마음 속으로

간직하는 것만 못하다.

 

좋은 뜻이라 하더라도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상대방에게는 잔소리나 간섭으로 들리며,

뒷날 자신을 구속하는 올가미가 수도 있다.

 

防民之口 甚於防川 (방민지구 심어방천)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 보다

더 어렵다.

 

언로가 막히면 유언비어가 퍼지고 사회는

불안해진다.

냇물이 잘 흐르도록 물길을 터 주어야 하는 것처럼

백성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나라의 언로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傷人之語 還是自傷 (상인지어 환시자상)

含血噴人 先汚其口 (함혈분인 선오기구)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도리어 자신을 해치게 된다.

입에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자기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

 

험한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자신을 하찮게

생각하는 자학적인 심리가 깔려있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살아 가면서 침묵이 금이 되는 때도 있고,

한 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시기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말을 선택할 줄 알고

침묵할 줄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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