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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의 명문

명작 속의 명문 / 고리오 영감

물아일체 2021. 7. 5. 07:33

"하숙인들 중의 누구도, 한 사람이 떠들어대는

불행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검증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각자의 처지에서 비롯된 불신 섞인

무관심을 서로 품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고통을 덜어주기에는 자신들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곳 파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출세하는지

알고 있나?

천재성을 떨치든지 아니면 능수능란하게 타락해야 하네.

사회집단 속으로 대포알처럼 뚫고 들어가거나

페스트 균처럼 스며들어가야 하네.

정직이란 아무 소용이 없네."

 

"인생이란 부엌보다 더 아름답지 않으면서도

썩은 냄새는 더 나는 거라네.

인생의 맛있는 음식을 훔쳐 먹으려면

손을 더럽혀야 하네. 다만 손 씻을 줄만 알면 되지.

우리 세대의 모든 윤리가 다 거기에 있네."  

 

"어린애한테서 재산의 절반을 하룻밤에 빼앗은 신사는

어째서 두 달 동안의 징역을 받고,

위급한 경우에 천 프랑의 지폐를 훔친 불쌍한 녀석은

어째서 형장으로 끌려가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자네들의 법일세.

어느 법조문 하나도 부조리하지 않은 게 없네."    

 

"아! 내가 만일 부자였고, 재산을 거머쥐고 있었고,

그것을 자식에게 주지 않았다면, 딸년들은 여기에

와 있을 테지.

그 애들은 키스로 내 뺨을 핥을 거야!"   

 

"나는 딸들을 너무 사랑했던 죄값을 톡톡히

다 치렀다네.

딸년들은 내 사랑을 원수로 갚았고 사형 집행인들처럼

나를 불에 달군 쇠집게로 지졌네.

그런데 아비들은 참 어리석기도 하지!

마치 도박꾼이 도박장에 다시 오듯이, 나는 그 애들을

사랑했으니 말일세"      

 

“나는 벌받아도 마땅하지. 

바로 내가 딸들의 무질서한 행동의 원인이지. 

그 애들의 버릇을 망쳐놓았어. 

예전에 그 애들이 과자를 원했듯이, 지금 그 애들은

쾌락을 맛보고 싶어하네... 

내가 죄인이지. 자식 사랑 때문에 죄지은 거야.”   

 

"파리라는 멋진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는 아무의 관심도 받지 않은 채

태어나고, 살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이지."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가 1835년에

발표한 '고리오 영감'에 나오는 문장이다.

보케 부인의 싸구려 하숙집을 공간적 배경으로,

19세기 자본주의화 과정에 있던 프랑스 사회의

돈과 출세에 대한 욕망과 타락상을 적나라하게

그린 소설이다. 

 

돈은 이 작품의 모든 인물을 지배하면서

가족관계마저도 왜곡시킨다. 

고리오 영감의 돈을 통한 맹목적인 부성애는

딸들이 건전한 가치관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자기 자신도 빈털터리가 되어 비참하게 죽게 만든다.
또한, 시골 출신의 가난한 청년 귀족 라스따냑의

사회적 출세를 위한 야심의 자각과 탈옥수 보뜨랭의

기성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도전이 펼쳐진다.

 

貧居鬧市無相識 (빈거료시무상식)

富住深山有遠親 (부주심산유원친)

가난하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고 있어도

아는 척하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 속에 살고 있어도

멀리서 친척들이 찾아온다. <명심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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