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소서, 뮤즈의 여신이여!
트로이의 신성한 도시를 파괴한 뒤,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임기응변에 능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시들을 보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며, 바다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귀향시키려다 마음속으로
숱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사려 깊은 나의 아내 페넬로페가 생김새와 키에서
마주보기에 그대만 못하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소.
그녀는 필멸하는데, 그대는 늙지도 죽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집에 돌아가서 귀향의 날을
보게 되기를 원하고 바란다오...
나는 이미 너울과 전쟁터에서 많은 것을 겪었고,
많은 고생을 했소. 그러니 이들 고난들에 이번 고난이
추가될 테면 되라지요."
"우리 가엾은 인간 종자에게는 어떠한 죽음도
고약하지만, 굶어 죽는 것이 제일 처참한 법이지요.
가증스런 배(腹)보다 파렴치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배란 녀석은 사람들이 몹시 지쳐 있고 마음이
슬플 때도 자기만 생각해 달라고 명령하고 강요하지요.
배란 녀석은 나더러 먹고 마시라고 재촉하고,
내가 겪은 모든 것을 잊게 하며 자기만 채워달라고
다그치지요."
"참아라, 마음이여!
너는 전에 그 힘을 제어할 수 없는 외눈박이 괴물
퀴클롭스가 내 강력한 전우들을 먹어 치울 때
이보다 더 험한 꼴을 보고도 참지 않았던가!"
"남편과 가정과 금슬지락을 신들께서 그대에게
베풀어 주시기를!
부부가 한마음 한 뜻이 되어 금슬 좋게
살림을 살 때 만큼 강력하고 고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오.
그것은 적들에게 슬픔이고 친구들에겐 기쁨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지요."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750년경 호메로스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쓴 영웅 서사시로,
'일리아스'와 함께 현존하는 서양 문학작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된다.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 성을 함락시킨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가 온갖 난관과 유혹을 물리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부인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나게 되는10년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성공한 삶이든 실패한 삶이든 가족들이 기다리고,
지난 날의 추억이 깃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옛날이든 요즘이든, 동양이든 서양이든,
문학작품에서든 현실에서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美不美鄕中水 (미불미 향중수)
親不親故鄕人 (친불친 고향인)
맛이 있고 없음을 떠나 물맛은 고향 물맛이 좋고,
친하고 친하지 않음을 떠나 사람은 고향사람이 좋다.
<고금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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